갑작스런 돌풍에 '와르르'…멕시코 대선 유세장 붕괴

9명 사망·120여 명 부상
당국 "강풍 예고 없었다"

멕시코 북부에서 발생한 대선 후보 유세장 붕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120여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에서 열린 대선 후보 유세 도중 갑작스러운 돌풍이 불어 무내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은 지난 22일 저녁 멕시코 산페드로 가르사 가르시아시에서는 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스(38) 시민운동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 소식을 전했다. 이 행사 도중 조명과 스크린 등을 설치한 대형 임시 무대 시설이 갑작스러운 돌풍에 완전히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21명이 다쳤다. 일부 중상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의 대선후보 유세장 무대가 갑작스러운 돌풍에 무너지는 모습. [이미지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에는 마이네스가 군중들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자 무대에서 팔을 흔들었다. 그러던 중 스크린과 무대 구조물이 자신을 향해 쓰러지는 것을 발견하곤 빠르게 무대 뒤쪽으로 달려가 무너지는 구조물들을 피했다. 다른 영상에는 구조물 위를 덮었던 천막이 강풍에 펄럭이고, 시민들은 소리를 지르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담겼다.

마이네스 후보는 자신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마이네스는 갑작스러운 돌풍이 예고 없이 찾아왔다며 "우리가 경험한 일은 단 몇 초 만에 일어났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어떤 경로로도 돌풍이나 강풍에 대한 예보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은 이날 몬터레이 인근에서 관측된 뇌우가 이날 돌풍의 원인으로 보인다며, 최고 시속 40~50km에 달하는 강풍을 몰고 왔다고 전했다.

22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의 대선후보 유세장 무대가 갑작스러운 돌풍에 무너지는 모습. [이미지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다음 달 2일 치러지는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마이네스 후보가 속한 시민운동당은 남은 유세 기간 대규모 정치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주 정부는 피해자들의 장례비와 치료비 등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시민운동당 소속의 사무엘 가르시아(36) 누에보레온 주지사는 "사망자 가운데 1명은 미성년자"라고 밝혔으며,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수술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는 안정을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족과 부상자, 그 가족은 단 1페소도 쓰지 않게 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심리치료와 더불어 부모를 잃은 미성년자에게는 장학금 지급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발생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멕시코 곳곳에서는 약 20명의 지방 공직 후보자가 살해됐고, 200명의 후보자가 협박받는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