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츠기의 매력 #도쿄핫플
일본 여행 중 미술관에서 또는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생긴 도자기들을 본 적이 있나요? ‘금으로 수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킨츠기(金継ぎ)는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접합제로 이어 붙인 다음 그 위에 금가루 또는 은가루를 발라 재생시키는 공예 기법이랍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을 귀하게 여기는 ‘와비사비(侘・寂)’ 개념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킨츠기 역시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와비사비 철학을 닮았다고 볼 수 있답니다.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으니 당연히 버려야 한다고 여겨졌던 그릇들을 정성으로 복원시켜 다시 사용하는 킨츠기 작업. 그 속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킨츠기가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손상된 부분을 감추지 않고 당당히 드러내 오히려 더욱 아름다운 미감으로 승화시킨다는 점이에요. ‘깨졌으니 버리자’가 아니라, ‘깨졌지만 그 전보다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보자’라는 발상 자체가 매우 신선하지 않나요? 상처를 부족함으로 여기지 않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니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킨츠기가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은 추억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이리저리 돌려 보며 고운 손길로 매만지던 화병, 가족 식사 때마다 엄마의 정성을 따뜻하게 품어주던 식기, 혼자만의 시간마다 늘 함께했던 커피잔 등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애장품을 아쉽게 떠나 보내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감사한가요?
킨츠기에 빠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명상 효과’입니다. 차분히 앉아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섬세하게 이어 붙이는 작업을 이어가다 보면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답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아름답게 복원된 작업물을 보면 상처 난 마음도 회복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군요.
깨진 도자기에 특별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 작업은 일본에서는 대중화되어 있는데요. 누구나 쉽게 작업할 수 있는 킨츠기 홈 키트를 온라인 마트 또는 로컬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클래스도 자주 열립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소규모 킨츠기 클래스가 자주 열리고 있으니 찾아서 참여해봐도 좋겠네요.
킨츠기 문화를 조금 더 흥미롭게 접해보고 싶다면, 아름답게 재탄생한 킨츠기 작품 위에 음식을 플레이팅하는 레스토랑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토도로키 역에 위치한 ‘ASAKO IWAYANAGI SALON DE THE’ 역시 그런 레스토랑 중의 하나인데, 연약한 아스티에 드 빌라트 그릇들이 킨츠기 작업을 통해 우아하게 재탄생한 모습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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