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옥션, 홍콩 근현대 미술 경매에서 저명한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 출품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필립스(Phillips)옥션이 오는 5월 31일과 6월 1일 홍콩에서 열리는 근현대 미술 경매의 추가 하이라이트 작품을 발표했다. 먼저 31일에 열리는 이브닝 경매에는 장 미셸 바스키아, 게르하르트 리히터, 뱅크시, 쿠사마 야요이를 포함한 저명한 작가들의 주목할 만한 작품이 공개된다.
해당 작품들은 모두 처음으로 공개 경매에 출품되어 의미가 크다. 이 외에도 루시 불, 샤 위, 쑨 이티옌 등 인기를 얻고 있는 현대 작가들의 작품들도 출품된다. 6월 1일에 열리는 홍콩 데이 경매에서는 박서보, 요시토모 나라, 데렉 포드주르 등 다양한 그룹의 블루칩 및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필립스 근현대 미술부서의 아시아 전체 수장인 메이링 리는 “이번 5월 홍콩 상반기 근현대 메인 경매에는 다양한 예술 장르와 시대 간의 역동적인 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신중하게 구성했다. 필립스옥션은 지난 뉴욕 경매에서 프란체스코 펠리치 컬렉션이 소유한 이력이 있는 바스키아의 작품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후, 이번 홍콩 봄 경매에서 같은 컬렉션에 속한 바스키아의 1982년 작 Natives Carrying Some Guns, Bibles, Amorites on Safar를 선보이게 되어 영광이다. 이번 홍콩 봄 경매에서 이 작품은 유일한 바스키아의 작품이자, 최고 추정가를 기록한 작품이다. 더불어 명성 있는 작가들과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는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특히 이브닝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 80%가 경매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들로 구성돼 더욱 기대를 모은다. 5월 22일부터 6월 1일까지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에 위치한 필립스 아시아 본사에서 진행되는 프리뷰 전시를 통해 많은 컬렉터와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필립스옥션은 앞서 올봄 홍콩 이브닝 경매에서 이탈리아 컬렉터 프란체스코 펠리치 가문이 소유했던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Native Carrying Some Guns, Bibles, Amorites on Safari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펠리치 가문의 컬렉션에서 제공된 바스키아의 Untitled (ELMAR)는 지난 5월 14일 진행된 필립스옥션 뉴욕 이브닝 경매에서 4,650만 달러(한화 약 630억 원)에 낙찰되며, 이번 시즌 뉴욕에서 진행된 옥션 하우스들의 모든 경매를 통틀어 최고가를 기록한 현대 미술 작품이 되었다. 바스키아의 또 다른 걸작이 출품되는 홍콩 이브닝 경매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또한 홍콩 이브닝 경매에서 공개될 뱅크시의 The Leopard and Lamb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지역인 분리벽 근처 베들레헴에 위치한 그의 유명한 호텔 'Walled-Off Hotel'에 전시된 바 있다. 표범과 양이 평화롭게 누워있는 모습을 담은 뱅크시의 이 작품은 화합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특히 성경 이사야서 11장 6절에 기록된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거하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울 것이며”라는 예언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이 시각적 은유는 자연의 적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성경의 참조를 풍부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전쟁과 갈등을 미묘하게 비판하며 평화에 대한 보편적인 희망을 성찰할 것을 촉구한다.
또 다른 주요 하이라이트 작품은 2016년 제작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Abstraktes Bild(947-5)다. 이 작품은 아티스트의 뛰어난 경력에서 중요한 단계인 추상 회화로의 귀환을 상징한다. 리히터는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에 디지털 기술과 우연에 기반한 라커 기법을 실험한 후 2014년쯤부터 작가의 기존의 브러쉬와 스퀴즈(Squeegee)를 다시 채택하기 시작했다. Abstraktes Bild는 생동감 있고 혼란스러우면서도 정돈된 색채, 질감, 움직임의 상호작용이 특징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적인 네트 시리즈 작품들은 숨이 멎을 듯한 미학, 심리적 깊이, 심오한 철학적 색채로 관객을 끊임없이 매료시켜 왔다. 홍콩 이브닝 경매에 출품되는 2007년 작품 INFINITY NETS (ZGHEB)는 예술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쿠사마의 섬세한 터치와 리듬, 그리고 깊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회색 안개가 자욱한 소용돌이의 바다로 관객을 감싼다. 필립스옥션은 2022년 5월 쿠사마의1959년작 Untitled(Nets)를 1,05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38억 원)에 판매하며 작가의 경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쿠사마 작품 중 가장 수요가 많은 시리즈인 호박 캔버스 작품들도 홍콩 이브닝 및 데이 경매에 출품돼 관심을 모은다. 쿠사마의 호박 모티브 작품들은 그녀의 개인적인 서사와 삶을 가장 잘 담고 있으며, 이 시리즈를 통해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경매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색감, 연도의 호박 시리즈들이 함께 소개될 예정으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전후 시대 후 한국인의 정신과 미학을 반영하는 박서보 화백은 단색화 운동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6월 1일 진행되는 홍콩 데이 경매에서 선보이는 Ecriture No. 110507는 절제된 선과 서정적인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밝고 뚜렷한 붉은 색채가 환상적인 대형 작품이다. 또한 박서보 작가의 대표작인 연필 묘법 시리즈 중 Ecriture 67-78-79도 이브닝 경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요시토모 나라의 O.T(N.G)는 작가의 작품 경매 상위 10위 내 3개 작품과 동일한 하늘색 앨리스 인 원더랜드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은 상징적인 소녀가 등장한다. 이 그림은 전신 초상화, 아몬드 모양의 아래로 처진 눈, 여러 겹의 물감으로 쌓아 올린 단색 배경 등 작가가 그리는 소녀의 대표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데렉 포드주르의 One Up Two Down은 치어리더 세 명이 인간 피라미드 형태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묘사했는데, 이는 작가가 선호하는 주제인 불균형한 힘의 역학 관계를 나타낸다. 또한 필립스옥션 뉴욕 경매에서 소개된 포드주르의 Numbers는 작가의 경매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인 약 90만 달러(한화 약 12억 2천만 원)에 낙찰됐다.
샤 위(Xia Yu)는 미술사적 레퍼런스와 자신의 시그니처인 템페라 매체를 결합한 독특한 회화 스타일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가이다. 홍콩 이브닝 세일에서 선보이는 It’s Learning Time 는 에두아르 마네의 Luncheon on the Gras(1862)를 현대 일상을 통해 재해석한 작품이다.
박준식기자 parkj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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