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많았던 ‘원 클럽맨’ 김강선의 소회 “복잡한 심경이지만, 여전히 코트 위에 있으니까” [IS 인터뷰]

김우중 2024. 5. 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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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9월 프로농구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창단식 당시 각오를 밝히고 있는 김강선의 모습. 사진=김민규 기자

최근 농구화를 벗은 김강선(38)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복잡한 심경이 담겨 있었다. 누구보다 우여곡절 많았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뒤, 제2의 인생을 앞둔 그는 “나는 아직 코트 위에 있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강선은 지난 2023~24시즌을 앞두고 창단한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첫 주장이었다. 그는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지난 21일 15년 프로 선수 커리어를 끝내며 코치로 새출발한다고 결정했다.

김강선은 독특한 커리어를 가진 선수였다. 

그는 2009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했다. 팀은 2년 뒤 연고지를 고양으로 옮기며, 고양 오리온스로 새출발했다. 이어 2022년에는 데이원자산운용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고양 캐롯 점퍼스로 바뀌었다. 그런데 데이원은 한국프로농구(KBL) 특별회비를 늦장 납부하더니, 월급 체불 등 재정적 이슈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당시 팀은 4강 플레이오프(PO)까지 질주하는 반전을 일으켰지만, 시즌 뒤 KBL은 재정적 이슈를 해결하지 못한 데이원을 제명했다.

2023~24시즌을 마친 뒤 선수 은퇴를 선언한 주장 김강선(21번). 그는 코치로 제2의 농구 인생을 이어간다. 사진=IS포토

이 시기를 모두 겪고, 둥지를 잃은 선수단을 이끈 게 바로 김강선이다. 선수단 대표로 나선 그는 지난해 국회 기자회견장에도 등장해 언론과 소통하는 등 궂은일을 도맡았다. 이후 소노인터내셔널이 손을 뻗었고, ‘고양 소노’라는 팀이 새롭게 창단되면서 10개 구단 체제가 그대로 이어졌다. 김강선은 다시금 미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창단 팀의 주장으로 한 시즌을 마친 뒤, 최근 농구화를 벗으며 격동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김강선은 본지와 통화에서 “(과거에 대한 얘기는) 안 좋은 기억이 많아 따로 언급하고 싶진 않다”라고 돌아봤다.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정면으로 겪은 그다. 김강선은 “운동 선수는 결국 코트 위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을 생각하는 것보다, 이 나이까지 농구를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선수 생활 연장 의지가 컸다. 30대 후반 노장임에도 평균 19분 이상 소화하며 주력 로테이션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김강선 역시 “시원섭섭하다. 당연히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는 게 좋으니까. 그렇지만 구단에서 좋은 기회를 줘 감사하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게 또 내가 원하는 길이기도 했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설명했다.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고 털어놓은 김강선은 여전히 자신이 코트 위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선수를 지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비록 농구공을 만지는 일은 줄어들겠지만, 코트를 떠나는 건 아니다. 김승기 감독님, 선수단과 함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이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21일 농구화를 벗고 지도자로 새출발하는 김강선. 사진=소노

김강선의 은퇴 소식을 접한 팬들은 많은 메시지를 그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김강선은 “왜 벌써 은퇴하냐는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대구에 있을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뿐”이라며 “감사 메시지를 전하느라 여전히 고민 중이다. 어떻게 하면 진심을 전해드릴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소노는 2024~25시즌 중 김강선의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강선은 “이제는 정장을 입고 팬들과 마주하겠지만, 계속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많이 배워서, 다시 인사드리고 싶다”라며 웃었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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