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해도 배당금 1800억…클래스가 다른 EPL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인가.
올 시즌 EPL 20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한 맨체스터시티가 우리 돈으로 3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하위에 머물러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셰필드 유나이티드도 1800억원이 넘는 돈을 받게 됐다.
영국 매체 미러는 23일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축구 리그인 EPL 소속의 20개 클럽 모두가 올 시즌 배당금으로 최소 1억 파운드(약 1738억원) 이상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프리미어리그가 전 세계에 생중계돼 천문학적 중계권료 수입을 벌어들이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2023~24시즌을 기준으로 EPL의 국내·외 중계권 수입 총액은 33억9900만 파운드(5조7467억원)에 이른다. 이를 EPL 사무국이 20개 구단에 나눠주는데 통상적으로 균등 배분 50%, 순위에 따른 배분 25%, 생중계 횟수 25%의 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을 치르는 20개 클럽은 우선 팀별로 8000만 파운드(1390억원) 안팎의 균등 분배금을 받는다. 1위에서부터 20위까지 금액이 동일하다. 성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배당금은 순위 한 칸당 310만 파운드(54억원) 정도다. 1위 팀의 경우 최하위 팀과 비교해 볼 때 6230만 파운드(1082억원) 정도의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TV 생중계 횟수 등을 고려해 일부 금액이 조정된다.
이 기준에 따라 미러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한 맨체스터시티가 받는 배당금이 1억7620만 파운드(306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아스널의 몫도 1억7220만 파운드(2993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3위 리버풀과 4위 애스턴 빌라도 각각 1억6830만 파운드(2925억원)와 1억6430만 파운드(2856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프리미어리그 1~4위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만큼 해당 구단은 배당금 중 상당 부분을 전력 보강을 위한 선수 영입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간발의 차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친 5위 토트넘의 배당금도 적지 않다. 1억6290만 파운드(2831억원) 안팎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됐다. 흥미로운 건 8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대 수입이 1억5190만 파운드(2640억원)로 6위 첼시(1억4970만 파운드·2601억원)보다 높다는 것이다. TV 중계 횟수 등을 반영하면서 맨유의 수입이 첼시보다 많아졌다.
강등이 확정돼 다음 시즌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출발하는 하위 3개 구단도 거액의 분배금을 확보해 다시 한번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했다. 18위 루턴 타운은 1억1400만 파운드(1981억원), 19위 번리는 1억1170만 파운드(1941억원)를 받아 들고 2부 리그로 향한다. 올 시즌 정규시즌 38경기에서 35골에 그치고 104실점을 기록한 최하위 셰필드 유나이티드도 1억360만 파운드(1801억원)를 받는다.
미러는 “세계 최고의 선수와 지도자가 모인 EPL에 대한 전 세계 축구 팬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TV 중계권료도 점점 올라갔다. 프리미어리그의 인기가 구단들의 수입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생겨났다”면서 “잉글랜드 내 모든 축구 클럽이 EPL에 합류하기 위해, 또는 EPL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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