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공유 오피스, 이젠 종합 서비스로 [천억클럽]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4. 5. 23.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 스파크플러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내부. (스파크플러스 제공)
최근 글로벌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의 파산 신청으로 국내외 공유 오피스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국내에는 오히려 2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토종 공유 오피스가 있어 눈길을 끈다. ‘스파크플러스’다. 스파크플러스는 올해 4월 기준 역삼, 삼성, 선릉, 강남, 성수, 여의도, 광화문, 잠실 등 전국 도심 지역에 직영·제휴·위탁 운영점 55곳을 운용하고 있다.

스파크플러스는 지난해 721억60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1% 늘어난 실적이고, 7년 연속 성장세다. 영업이익은 1억9000만원으로 2년 연속 흑자다. 국내 공유 오피스 업계에서 2년 연속 흑자를 낸 것은 스파크플러스가 처음이다.

업계 특성상 공유 오피스는 한 지점을 구축할 때마다 큰 투자비가 발생한다. 스파크플러스 역시 2016년 창업 이후 2021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해왔다. 여기에 팬데믹까지 겹치며 2020년 25억60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그다음 해도 32억1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2022년 결국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연달아 영업이익을 낸 것은 스파크플러스가 더 이상 추가적인 투자 유치 없이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스파크플러스는 시리즈A 투자에 이어 2019년 12월 총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2021년에는 SK스퀘어(SKT)와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또 유치했다.

공유 오피스가 다 힘든 상황에서 유독 스파크플러스가 탄탄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스파크플러스는 공유 오피스 사업의 본질은 ‘우리의 고객, 즉 기업의 성공에 있다’는 미션 아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지점의 입지 선정과 설계, 상품과 서비스의 구성, 마케팅, 가격 등 모든 요소에 있어서 고객사 성공이 첫 번째 의사 결정 기준이었다. 화려하지만 실속 없는 장식 등 기업에 불필요한 비용 전가가 될 수 있는 요소는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개별 냉난방과 같은 부분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당장은 돈이 들더라도 최적의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한 덕분에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재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고 공실률도 평균 3% 미만으로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다.

둘째,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한 게 주효했다. 팬데믹 시기 기업의 일괄적 출퇴근에 제한이 생기며 근무 형태에 따라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런 수요를 파악하고 지점 한 곳만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스파크플러스 회원이면 전국 전역에 깔려 있는 거점 오피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더니 호응이 뜨거웠다. 특히 프리랜서 등 1인 사업자를 위해 ‘스플라운지’ 서비스를 열었는데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누적 이용 고객이 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난리가 났다. 직주근접 수요를 반영해 국내 최초로 지하철역 라운지를 선보인 것도 폭발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스파크플러스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카페보다 몰입도 높은 업무 환경을 경험한 덕분에 엔데믹 후에도 ‘스플라운지’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고 들려준다.

셋째, 모든 공간 이용을 자동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힘을 기울였다. 스파크플러스 이용자는 누구나 37개 직영점을 포함해 55개 공유 오피스 이용 현황을 앱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지점 회의실과 좌석을 쉽고 빠르게 예약하고 정산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회의실의 경우 앱을 선보인 후 1년 동안 약 27만시간 예약됐다. 앱에서 QR코드를 발급받아 QR코드를 대기만 하면 출입할 수 있게도 만들었다. 이후 QR코드 태깅으로 이용자가 500만회 이상 출입했다.

국내에는 스파크플러스 외에도 공유 오피스 업체가 여럿 있다. 공유 오피스 시장이 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공유 경제 대표 사례로 꼽혔던 위워크가 파산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목진건 대표는 “전 지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수익성을 증명했다면 공유 오피스 사업 모델 자체는 견고하다”고 힘줘 말한다. 특히 공유 오피스는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공급 형태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점포를 모두 합쳐도 전체 오피스 시장의 1%가 채 안 되는 만큼 성장 한계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그간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며 확보한 노하우와 시스템으로 전체 오피스 시장에서 공유 오피스만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목 대표 생각이다.

스파크플러스는 향후 기존 공유 오피스 사업을 넘어 보다 폭넓은 오피스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성장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난 8년간 쌓아온 공유 오피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 종합 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공유 오피스에서 ‘공유’를 떼겠다”는 과감한 선언을 하기도 한 배경이다.

리브랜딩 이후 첫 결과물은 지난 4월 강남구 역삼동에 선보인 새로운 오피스 서비스 ‘오피스B’다. 오피스B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원격으로 오피스 환경·보안을 통제할 수 있는 오피스 브랜드다. 기존 공유 오피스는 건물을 임차해 입주 기업에 재임대(전대)하는 방식이었다면 오피스B는 건물주와 입주 기업을 연결해주는 개념이다. 스파크플러스는 오피스 공간을 구축하고 이 공간에 입주할 기업을 물색하는 대신 오피스B 건물주가 받는 임대료 일부를 받는다. 직접 건물을 임차하지 않으면서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오피스B의 또 다른 특징은 중소형 빌딩을 공략한다는 점. 대형 빌딩은 많은 인력이 투입돼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반면 중소형 빌딩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어렵고 비용도 만만찮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소규모 기업은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관리나 운영 서비스가 좋은 빌딩에 입주하고 싶어 한다. 목진건 대표는 오피스B가 양쪽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줄 서비스라 판단했다. 목 대표 판단대로 스파크플러스가 선보인 ‘오피스B 역삼’은 문을 연 지 일주일 만에 100% 계약 완료됐다.

이외에도 스파크플러스는 다양한 오피스 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그림을 그린다. 이를 위해 올 초 공간 디자인 전담 조직 ‘오피스디자인랩’을 꾸렸다. 입주 고객에 대한 연구, 오피스 IoT 고도화, 오피스 브랜드 개발 등이 주 업무다.

스파크플러스는 오피스B에 이어 빌딩 운영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그간 빌딩 운영을 위해 임대인과 관리인이 처리해야 할 번거로운 일이 많았다. 스파크플러스가 새롭게 제시하는 솔루션은 임대차 계약, 관리비 정산, 출입·보안 관리, 시설물 관리 등 흩어져 있던 빌딩 관리 업무와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자동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더 나은 체계와 효율로 빌딩을 관리한다는 취지다. 빌딩 운영 솔루션은 올 상반기 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0호 (2024.05.22~2024.05.28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