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1대 국회서 연금개혁" 與 "본회의 강행용 전략" 거부

성지원 2024. 5. 23. 17: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정부ㆍ여당에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ㆍ여당이 결단만 하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이 처리될 수 있다”며 “아울러 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얼마나 긴 시간을 허송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더는 시간이 없다”며 정부·여당의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특히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제시했던 보험료율 9%→13% 인상,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액의 비율) 40%→45% 인상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민주당의 대승적 결단에도 여전히 자신의 주장만 고집할 따름”이라며 “작은 차이 때문에 국민 노후와 미래세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무책임한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연금특위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까지 인상하는 데 의견을 좁혔다. 그러나 소득대체율 인상을 놓고 국민의힘은 43%, 민주당은 45%를 주장하며 논의가 교착된 상태다. 지난 7일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특위 위원장은 “사실상 21대 활동을 종료하게 되는 상황이 왔다”며 합의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추가 논의에서도 국민의힘이 소득대체율을 44%까지 올리는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과 입장을 좁히진 못했다.

주호영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유럽출장 취소 및 연금개혁특위 활동 종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주호영 특위위원장, 유경준 국민의힘 간사. 뉴스1


민주당의 이날 입장 발표는 연금개혁 결렬의 책임을 정부ㆍ여당에 돌리기 위한 측면도 있다. 민주당 연금특위 간사 김성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7일) 주 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사실 좁혀진 두 개의 안을 놓고 ‘거의 다 왔으니 마지막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걸 밝히기 위한 회견이었다”라며 “그런데 갑자기 무산됐다고 발표하면서 난관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22대 국회로 넘기라고 하면서 모든 논의가 멈춰버렸다”라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조급하게 하는 것보다 22대 국회로 넘겨서 더 충실하게 논의하고, 다만 제 임기 안에는 확정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가 연금개혁에 합의하면 받아들이겠다고 입장표명을 하든가, 대통령이 구체적 언급을 안 하더라도 여당이 용기 내 야당과 합의하는 두 개의 길이 남아있다”며 거듭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다만 여당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소득대체율 44%의 수용 여부에 대해선 “수치가 아니라 의지와 결단의 문제”라며 타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정부ㆍ여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몫 연금특위 간사 유경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는 정부안’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을 “거짓과 말장난”이라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그 안은 민주당이 주장한 안이지 윤석열 정부 안이 아니다. 민주당 안이 윤석열 정부안으로 둔갑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런 거짓말로 인해 연금개혁이 늦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연금특위 위원인 배준영 의원도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오는 28일 합의 없는 본회의 강행의 명분를 쌓으려는 정략”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도 이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부 최초로 국회 연금특위에 논의를 위한 모든 자료를 제출했고, 국회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 연금개혁 문제는 특위를 중심으로 여야가 합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을 에둘러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