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 막는다…선불지급수단 이용자 보호 강화
선불충전금 별도관리 금액, 선불충전금 보호방법 구체화
금융당국,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앞으로 발행 잔액이 30억원에 미치지 못하거나 연간 총 발행액이 500억원 미만인 선불업자만 등록 의무가 면제되고 별도 관리하는 선불 충전금은 국채증권 매수, 은행 예치 등 안전한 방법으로 운영해야 한다.
23일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선불업 등록을 면제할 수 있는 금액 기준을 설정하고 선불충전금 별도관리 금액, 안전자산 등 선불충전금 보호 방법을 구체화했다. 또한 소액후불결제업무 승인 요건 등 소액후불결제업무 제도화 방향을 세부적으로 설정하는 한편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의 거래를 대행하는 가맹점이 될 수 있는 자를 명시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선불업 등록을 해야 하는 금액 기준을 발행 잔액 30억원, 연간 총발행액 500억원으로 설정했다. 선불업 감독 대상을 확대하면서 영세 사업자까지 불필요하게 감독 대상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 잔액과 연간 총발행액이 일정 금액 미만인 경우 등록 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기존에는 구입가능한 재화·용역이 2개 업종 이상이어야 선불수단 해당했지만, 개정안은 업종 기준 삭제했다. 가맹점 수 10개 이하면 등록을 면제했던 것을 가맹점이 1개일 경우 등록 면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시행령은 발행 잔액 기준만 있었던 규정을 바꿔 총 발행액이 500억원 미만인 경우도 면제 대상에 포함했다.
선불충전금 전액에 대한 별도 관리 및 안전한 자산운용 방법을 구체화했다. 개정법은 선불충전금 보호 의무를 신설해 선불업자가 선불충전금의 50% 이상 금액 중 시행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선불충전금관리기관을 통해 신탁, 예치 또는 지급보증보험의 방식(별도관리)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특히 별도관리하는 선불충전금은 시행령이 정하는 안전한 방법으로 운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시행령은 이용자 보호 취지 등을 고려해 선불충전금의 100% 이상 금액을 별도관리하도록 하고 이 경우 할인발행 또는 적립금 지급을 통해 이용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부여한 경우 해당 금액도 별도관리 범위에 포함했다. 별도관리하는 선불충전금은 국채증권·지방채증권 매수, 은행·우체국 예치 등으로 운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환 리스크 방지를 위해 외국환으로 표시돼 발행된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경우 동일한 외국통화 표시 자산으로 운용하도록 했다.
소액후불결제업에 대해서는 신용카드업 수준의 감독을 받도록 했다. 그간 소액후불결제업무는 중·저신용자 또는 금융이력부족자(Thin-Filer)에게도 신용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포용금융’ 및 핀테크 업체의 대안신용평가 고도화를 위한 ‘혁신금융’의 취지로 혁신금융서비스로 한시 운영됐다.
개정 법률은 이를 선불업자의 겸영 업무로 법제화하면서, 금융위원회 승인을 얻은 경우에만 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시행령은 소액후불결제업무가 신용을 공여하는 성격이 있음을 감안해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자를 부채비율 180% 이하 수준의 재무건전성 요건 등을 충족한 주식회사로 한정했다. 다만 소액후불결제업무가 전자금융업인 선불업의 겸영업무이며, 포용적 금융의 성격을 지닌 점을 감안해 대안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이용자별 한도를 산정하도록 하고 타사의 소액후불결제업무 관련 연체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 혁신금융서비스 부가조건을 반영해 소액후불결제업무 범위 등을 설정했다. 이용자별 최고이용 한도는 30만원 이하로 사업자 총제공 한도는 직전 분기 동안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이용해 대가를 지급한 금액 합계액의 100분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설정했다. 이어 소액후불결제업무는 여신전문금융업법과 동일하게 금전채무 상환, 예·적금 매수 등에는 사용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소액후불결제업무 관련 자산에 대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준용해 자산 건전성을 분류하고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했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거래를 대행하는 가맹점에게 거래대행 정보를 제공하게 해 이용자가 실제 재화·용역 제공자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개정 법률은 기존의 재화·용역을 제공하는 일반 가맹점 외에도 일반 가맹점을 위해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이용한 거래를 대행하는 자도 가맹점으로 새로이 포섭하면서, 재화·용역을 제공하는 일반 가맹점에 관한 정보 및 거래대행 정보를 금융회사 등에 제공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시행령에서는 가맹점에 전자지급결제대행업(Payment Gateway)으로 등록한 자 등만 해당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등록하지 않고 전자지급결제대행 업무를 영위하는 자는 가맹점 계약을 맺을 수 없어, 미등록 결제대행 과정에서의 불법행위가 축소될 전망이다. 또한 거래대행 과정의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가맹점에게 부여돼 이용자가 정확한 결제정보를 알 수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7월3일까지 입법예고 되며 이후 규제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법률 시행일인 9월15일부터 시행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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