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원내대표도 당원이 뽑아야…우상호 "옳지 않다" 반대
더불어민주당이 당원주권국 신설 등 강성 당원의 권한을 높이려 하자 당내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최근 당 사무처에 ‘당원주권국’을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당원의 실질적 권한 확대를 전담하는 사무처를 따로 배정한다는 의미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당원 난상토론에서 “당원이 100만명이 넘고 당비가 연간 180억원이 넘는데 당원과 소통하는 전담 당직자가 없다는 고민도 하고 있다”며 “최고위에서 김윤덕 사무총장이 ‘당원국’을 하나 만들자고 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을 ‘관리의 대상’에서 ‘참여의 주체’로, 보는 관점을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연구원과 전략기획위원회 등에선 당원 권한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다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가운데 “국회의장 후보 선출과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 당원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초선 당선인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20일 사무처 당직자 출신 초선 당선인 5명은 성명을 내고 “의장과 원내대표 경선에도 당원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난상토론에선 “일반 시민 50%, 권리당원 50% 참여로 뽑힌 국회의원 후보가 총선을 통과했다. 그렇다면 원내대표, 의장 후보를 뽑을 때도 똑같이 국회의원 50%, 당원 50% 비율을 적용하자”(양문석 당선인)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재선 이상 의원들 사이에선 “당원 참여를 무조건 확대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상호 의원은 23일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 권리당원을 참여시키자는 주장에 대해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우 의원은 “민주당이 갖고 있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당직은 당원이 뽑고, 선출직 공직자를 뽑을 때는 민심을 반영한다”며 “(대신) 원내직은 국회의원이(뽑는다). 당이 오랫동안 정착해 온 선출 과정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원 참여가 늘면 당이 자칫 극단적 주장에 휩쓸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1000원 당비를 6개월 동안 납부하면 권리당원이 되는 등 당원 가입의 문턱이 낮아 “당에 대한 충성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재선 의원은 “당원 참여 확대는 필요한 흐름이지만, 당원 자격 심사 강화와 당원 교육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들의 스펙트럼이 넓지만, 교육과 토론을 활발하게 되면 스펙트럼이 줄어들 것”이라며 “당원 교육의 의무를 체계화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2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당선인 워크숍 결의문에서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란 점을 명확히 하고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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