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51G 무패 신화' 와르르…아탈란타, 유로파리그 결승서 3-0 완승→루크먼 해트트릭 폭발 [UEL 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유럽축구 시즌 막바지에 대이변이 일어났다. 이탈리아 세리에A 다크호스 아탈란타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달성한 바이엘 레버쿠젠을 완파하고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두 팀 모두 험난한 과정을 통과해 결승전에 올랐지만 레버쿠젠이 이번 시즌 전례 없는 무패 질주를 계속하던 터라 아탈란타의 쾌승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아탈란타는 아데몰라 루크먼이 펄펄 날면서 사고를 치고 구단 역사상 첫 UEFA 클럽대항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잔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이 이끄는 아탈란타는 23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아이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간판 공격수 아데몰라 루크먼이 해트트릭을 뽑아내는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레버쿠젠을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1907년 창단, 올해 118년째를 맞은 아탈란타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5위를 차지해 UEFA 클럽대항전에서 챔피언스리그 다음 레벨인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었다. 이어 16강부터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리버풀(잉글랜드),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 등 유럽 축구 강국의 내로라하는 명문 구단들을 연파한 끝에 결승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팀까지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탈란타는 이탈리아에서도 그렇게 유명한 팀은 아니다. 우승 기록도 적어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고, 1963년 FA컵 성격인 코파 이탈리아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이 유일한 1부리그 레벨 대회에서 우승이다. 세리에B(2부)에선 6번 타이틀을 차지한 적이 있다. 그런 아탈란타가 UEFA 유로파리그 정상 등극에 성공했으니 유럽 축구사에서도 큰 이변으로 꼽을 만하다.
반면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내내 이어졌던 공식 대회 무패 행진이 중단됐다.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강'으로 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을 연파한 끝에 1904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독일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이뤘다. 그 것도 34경기를 28승 6무라는, 엄청난 무패 기록으로 달성했다. 레버쿠젠은 유로파리그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에서도 승승장구, 최근 51경기 연속 무패를이뤘다. 그러나 52번째 경기에서 공격진들이 맥을 못 춰 참패했다.
아탈란타는 이번 우승으로 인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했다. 지난 5년간 UEFA 리그 랭킹 1위를 차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5팀을 올려놓은 세리에A는 아탈란타 우승까지 합쳐 무려 6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싸우는 위력을 선보이게 됐다. 자본의 힘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에 뒤져 나이 많은 선수들 혹은 어린 선수들이 뛰는 무대로 인식됐으나 이를 화수분처럼 쏟아져나오는 지도자들의 능력과 전술로 극복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아탈란타는 3-4-2-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잔루카 스카마카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루크먼, 샤를 더케텔라러가 뒤를 받쳤다. 에데르송과 퇸 코프메이너르스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양쪽 윙백은 마테오 루게리, 다비데 차파코스타로 구성됐다. 백3는 세아드 콜라시나츠, 이삭 히엔, 베라트 짐시티로 짜여졌다. 후안 무소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분데스리가에 이어 '더블(2관왕)'을 노린 레버쿠젠 역시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야신 아들리가 최전방 원톱으로 포진했으며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MVP 플로리안 비르츠와 스피드 좋은 제레미 프림퐁이 2선에 배치됐다. 그라니트 자카, 에세키엘 팔라시오스가 미드필더를 맡았으며 양쪽 윙백은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요시프 스타니시치였다. 백3는 피에로 잉카피에, 요나탄 타, 에드몽 탑소바로 나섰다. 골문은 마체이 코바르가 지켰다.
경기는 아탈란타가 전반 초반 득점하면서 주도권을 끌고 가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전반 12분 코너킥 후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코프메이너르스의 패스를 받은 차파코스타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중앙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다. 루크먼이 곧장 왼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나이지리아 국가대표로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9골, 유로파리그에서 10경기 2골에 그쳤던 루크먼의 킬러 본능이 결승전 들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아데몰라는 첫 골 14분 뒤인 전반 26분 두 번째 골을 넣어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2관왕을 즐기려던 레버쿠젠 원정 팬들을 침묵 속에 빠트렸다. 아들리가 골키퍼인 코바르의 골킥을 머리에 맞췄고, 공이 다시 레버쿠젠 지역으로 넘어가 애매한 위치로 흘렀다. 루크먼이 공을 따낸 뒤 이번 시즌 아스널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자카를 제치며 중거리 슛을 날렸다. 슈팅이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히는 벼락 같은 골이 됐다.
전반을 두 골 차로 뒤진 채 마친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은 하프타임에 수비수 스타니시치를 빼고 공격수 빅터 보니페이스를 투입했다. 그러면서 윙어로 나선 프림퐁을 윙백으로 바꿨다.
아탈란타는 부상 선수가 나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콜라시나츠가 후반 시작을 준비하다가 갑작스럽게 다리 부위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한때 김민재 친정팀 나폴리 이적설이 나돌던 수비수 조르지오 스칼비니가 교체로 들어갔다.
이후부턴 레버쿠젠의 공격 의지를 아탈란타가 막아내는 형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결국 후반 30분 아탈란타의 쐐기골이 터졌다. 역습에 나선 스카마카가 레버쿠젠 진영에서 공을 몰다 왼쪽으로 침투하는 루크먼에게 패스했다. 루크먼이 빅클럽 이적설에 휩싸일 정도로 실력 있는 수비수 탑소바를 피해 왼발 슈팅을 때렸는데 이게 코바르 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3-0이 되면서 승부는 사실상 결판 났다. 레버쿠젠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레버쿠젠은 오는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과의 DFB 포칼 결승을 통해 국내 무대 '더블'에 도전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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