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릴’ 조건희 “3번째 롤드컵 우승, 최종 목표” [쿠키인터뷰]

김영건 2024. 5.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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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담원·2022년 DRX에서 롤드컵 2회 우승
이제는 KT 유니폼 입고 3번째 우승 꿈꾸는 ‘베릴’ 조건희
‘데프트’와 다시 만난 ‘롤도사’…“전보다 더 많은 소통”
14일 쿠키뉴스와 만난 ‘베릴’ 조건희. 사진=김영건 기자

역사적으로 정형화된 플레이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낸 선수는 종종 존재했다. 서폿 포지션만 봐도 특색있는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초창기 ‘매드라이프’ 홍민기부터 시작해 ‘마타’ 조세형, ‘울프’ 이재완, ‘케리아’ 류민석, ‘리헨즈’ 손시우 등이 판을 뒤흔들었다. 

이들 사이에서도 ‘베릴’ 조건희의 존재감은 유독 돋보였다. 판테온, 하이머딩거 등 그만의 독특한 챔피언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백미는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었다. 그는 세계 무대에서도 진가를 어김없이 발휘했다. 조건희는 2020시즌부터 3년 연속 롤드컵 결승 무대에 올랐다. 2020년 담원 게이밍(현 디플러스 기아)에서 첫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팀을 옮겨 2022시즌 DRX에서 롤 역사에 남을 ‘미라클런’을 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 롤스터 유니폼을 입은 조건희는 또 다른 팀에서 롤드컵 무대를 노크한다. 쿠키뉴스는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KT 사옥에서 서머를 준비 중인 조건희를 만났다.

“혁규 형한테 먼저 궁금한 점 물어봤어요”

올 시즌 KT에는 2022년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DRX 선수들이 세 명이나 모였다. ‘베릴’ 조건희와 ‘데프트’ 김혁규, ‘표식’ 홍창현이 다시 뭉쳤다. 조건희는 “스프링 때 메타가 여러 번 바뀌었다. 유충이 생기는 변화도 있었다. 변화에 맞춰가기 위해 팀원끼리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2022년과 비슷한 느낌이다. 떨어져 있던 1년 사이에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다만 바텀 듀오인 김혁규와 재회는 사뭇 달랐다. “혁규 형과 대체로 합이 잘 맞았다”던 조건희는 “사실 DRX 때는 게임 내적인 얘기를 서로 잘하지 않았다. 올해는 내가 먼저 혁규 형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예전보다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2022년과 차이점을 설명했다.

조건희는 ‘비디디’ 곽보성과 ‘퍼펙트’ 이승민에게도 찬사를 보냈다. 그는 “보성이가 라인전을 잘해준다. 공격적으로 하는 편이라, 가끔 맞춰줄 때가 있다. 보성이 덕에 경기할 때 편하다”면서 “승민이는 스프링 내내 번뜩이는 장면을 보여줬다. 시즌 막바지에 탑 메타가 어려웠는데도 잘 버텼다. 초반에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주는 중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4일 쿠키뉴스와 만난 ‘베릴’ 조건희. 사진=김영건 기자

“서머에는 방향성 찾아야…롤드컵 진출하겠다”

KT는 고점과 저점이 뚜렷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LCK 최강’ 젠지e스포츠(젠지)를 2-0으로 꺾었고, 반대로 나쁠 때는 4연패에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조건희는 “젠지를 유일하게 이긴 팀이 KT다. 상대가 실수를 많이 했는데,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 정도의 힘이 있었다. 호흡이 좋았다”면서 “서머에는 바뀌는 메타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방향성을 언제 찾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적에 너무 몰입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서머에는 길게 봐야 하는 상황이다. 순간 등수에 연연하지 않고 해야 할 거를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건희는 이번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화제가 된 ‘라인 스왑’ 전략에 대해 “보는 입장에서도, 하는 입장에서도 재미없다. 본질적으로 롤은 라인전에 치중된 게임”이라면서 “승리를 위해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 패치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렸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조건희는 롤드컵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 LCK 우승 3회 등 커리어를 화려하게 쌓았다. 이런 경력은 전 세계를 둘러봐도 손꼽힌다. 경기 맥을 짚는 조건희의 플레이에 팬들은 ‘롤도사’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그는 “여러 세대 마다 잘하는 선수가 있다. 나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14일 쿠키뉴스와 만난 ‘베릴’ 조건희. 사진=김영건 기자

프로게이머로서 최종 목표를 묻자 “어렵다”고 웃어 보인 조건희는 “다들 그렇겠지만 롤드컵 우승을 다시 경험하고 싶다. 우승했을 때 기분이 제일 좋다. 색다른 감정이 들기도 한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스프링 때, MSI에 가고 싶다는 의지가 많았는데 아쉽게 못 갔다. 서머에는 롤드컵 진출을 우선에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조건희는 “많은 팬들이 늦은 시간에도 직관을 와주신다. 힘들 텐데 매번 와주셔서 감사하다. 이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매번 감사함을 느낀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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