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도 쓴소리 안 한다…與 '개혁신당 러브콜' 보내는 속내
국민의힘의 유력 정치인들이 연달아 개혁신당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나경원 당선인은 20일 ‘여성판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이 사건을 바라보는 허 대표 시각에 100% 동의한다”고 썼다. 이 사건은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반인 남성의 나체 사진과 사생활 관련 정보가 공유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최근 공론화됐다.
앞서 허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이 사건을 언급하며 “수많은 여성에게 극심한 피해를 준 N번방 가해자들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썼는데, 이를 며칠 뒤에 인용하며 공감한 것이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나 당선인에게는 늘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용기 있고 당당한 분들과는 언제나 함께하겠다”며 화답했다.
4ㆍ10 총선 참패 뒤 연일 당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이준석ㆍ천하람의 당선 및 허은아 당 대표 선출을 보면서 왜 이들이 국민의힘을 떠나 정치적으로 더 성장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이견을 허용하는 정당이 강한 정당”이라고 썼다. 윤 의원은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뺄셈 정치’를 꼽으며 이준석계를 축출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류ㆍ비주류 할 것 없이 당내 인사들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을 향해선 “괜찮은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를 향해선 “눈치 보는 당 대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는 “문재인 사냥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에게는 “대표 행세를 한다”고 직격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여권 인사에 비판적인 이 당선인도 홍 시장을 향해선 “국무총리로 제격”, “뒤끝이 없으신 분”이라며 추켜세웠다.
여당 중진들이 개혁신당에 우호적인 건 우선 ‘108(여당) Vs. 192(범야권)’인 22대 국회 지형 때문이다. 범야권 정당 중에 국민의힘이 그나마 연대할 수 있는 곳은 개혁신당 정도다. 실제 허 대표는 채상병 특검에 대해 “특검에는 찬성하지만 장외투쟁과 같은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외투쟁과 선명성 경쟁 중인 다른 야당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익명을 원한 한 의원은 “여권에서 활동했던 인사가 개혁신당 내 주류인 데다, 메시지를 보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 뼘 더 들어가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결국엔 한 뿌리’라는 생각도 자리 잡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를 지나 대선 국면이 전개되면 결국 개혁신당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여권 인사 다수의 생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연대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만큼 개혁신당은 꼭 우군으로 만들어야 하는 대상”이라며 “당권ㆍ대권 주자가 나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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