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위성 파괴 우주무기' 美궤도에 올렸다…전술핵 훈련도 착수
러시아가 우주에서 다른 국가의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우주 무기' 위성을 발사했다고 미국 정부가 21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전술 핵무기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혀 서방 국가들의 우려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이날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 16일 러시아가 새로운 대(對)우주 무기로 보이는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다"며 "미국 정부의 위성과 같은 궤도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미국 위성에 어떤 위협이 되느냐는 질문에 라이더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알릴 수는 없지만, 미국 위성과 같은 궤도에 있다"며 "우리는 우주 영역을 보호하고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연합군에 대한 지속적이고 중단없는 지원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이 해당 위성 무기에 관한 어떤 소통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022년 타국의 위성을 파괴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고, 핵무기 탑재도 가능한 대우주 무기 '코스모스-2553'을 발사한 바 있다. 다만 미 언론은 당시 핵무기가 실제 탑재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은 몇 주 전부터 러시아의 우주 무기 발사를 예상하고 있었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와 미북부사령부가 이를 추적했다.
러, "전술 핵무기 훈련 시작"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남부군관부에서 비전략 핵무기 준비·사용을 위한 실전 훈련 1단계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전략핵이 전쟁 억제력 차원의 무기라면, 비교적 가볍고 이동이 쉬운 전술핵(비전략핵)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다.
러시아 국방부는 "서방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응하고 러시아 영토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전략핵 군의 병력과 차량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려는 훈련"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그간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 운을 띄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무기의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성 등을 언급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왔다.
구체적으로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훈련을 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공우주군은 특별 탄두를 장착한 킨잘 미사일을 포함한 공중 수송 무기로 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훈련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훈련을 시행하는 남부군관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남부 지역은 물론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인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지역 등을 관할하고 있다.
서방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의 전술핵 훈련은 우크라이나군이 탄약과 병력 부족 등으로 분투하고 있는 와중에 실시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수년간 러시아의 전술핵에 대해 우려해왔지만, 외교로 이를 통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또한 "전략 무기는 미국과 러시아 간 전략무기감축협정의 적용을 받지만, 전술 무기는 그렇지 않아 러시아가 지닌 전술 무기의 수량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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