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세상에 이런 일이'…첼시서 막 잘렸는데, 6월 홈구장 돌아온다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첼시와 상호 합의하에 팀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경질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운명이 묘하다. 다음 달 첼시 홈구장인 스탬퍼드 브리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어서다. 당연히 첼시 1군 지휘봉을 잡는 일은 없다. 자선경기 감독직을 수락했는데 그 장소가 지금 막 자신을 자른 팀의 홈구장이 됐다.
첼시는 2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첼시는 클럽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서로 헤어지기로 합의했음을 확인했다"며 포체티노 감독이 이번 시즌 끝으로 팀의 감독직에서 물러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1일 부임한 그는 1년 만에 다시 새 직장을 알아보게 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 축구 클럽 역사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첼시 구단주와 스포츠 디렉터들에게 감사하다"며 "이제 클럽은 앞으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에서 계속 전진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마무리 인사를 남겼다. '유럽'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10위권이었던 팀을 6위까지 끌어올린 자신의 성과를 알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포체티노 감독과 그의 사단인, 헤수스 페레스, 미두엘 다구스티노, 토니 히메네스, 그리고 세바스티아노 포체티노도 함께 첼시를 떠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 등 여러 구단이 그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와 그는 곧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런데 포체티노는 첼시 감독은 아니지만 다음 달 친정팀 홈구장에 돌아올 예정이다.
영국 매체 '미러'는 "포체티노 감독은 6월 9일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리는 자선 경기에서 2년 연속 '사커 에이드 월드 일레븐(Soccer Aid World XI)' 감독을 맡을 예정"이라며 "2006년부터 유니세프를 위해 9000만 파운드(약 1550억원) 이상을 모금한 연례 경기에서 포체티노는 프랭크 램파드라는 또 다른 전 첼시 감독과 대결하게 된다"고 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월드 베스트 11과 램파드, 해리 레드냅, 로비 윌리엄스가 이끄는 잉글랜드 대표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은퇴 선수들로만 두 팀이 꾸려진다. 지난해 선수 생활을 은퇴한 첼시의 에이스였던 에당 아자르도 참가 소식을 알려 화제가 되고 있다.
매체는 이어 "포체티노가 스탬퍼드 브리지로 돌아오면 퇴장 이후 처음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떠나는 감독은 첼시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위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종전에서도 자신의 다음 시즌 유임 의지를 알릴 생각인 듯 정상적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고 특별한 작별 인사 없이 떠났다.
포체티노 감독의 거취에 관한 얘기는 지난 20일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끝난 직후 이번 주 내내 화두에 올랐다. 이번 주 첼시의 이사회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렸다. 10억 파운드(약 1조 7300억원)의 스쿼드를 가지고 6위로 마무리한 것은 경질의 이유가 된다는 의견도 있었고 리그 마지막 5경기에서 5연승을 기록했고 12위에서 6위까지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첼시와 포체티노 감독은 다음 시즌까지 계약이었으나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성적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포체티노 감독의 훈련 방식과 선수 영입과 관련해서도 보드진과 마찰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토드 볼리와 클리어 레이크 밑에서 지속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모든 면에서 이사회와 협력해야 하고 영입에 있어서 너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며 "포체티노는 자신의 훈련 방법을 검토하고 변경함으로써 첼시의 부상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제안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양측이 갈등 중심에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알렸다.
1년간 7000억원을 썼음에도 핵심 공격수 크리스토퍼 은쿤쿠가 2차례 부상으로 시즌 내내 뛰지 못하는 등 선수단 관리에도 구단 수뇌부가 포체티노 감독의 능력에 의문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첼시를 떠난 포체티노 감독은 다음 달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자선 경기로 모습을 드러낸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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