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달콤해지는 ISA…슈퍼개미도 모여들까

차민영 2024. 5. 2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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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SA 세제혜택 강화 추진
'1인 1계좌' 폐지…예금·주식 모두 담는다
5백만 가입자 돌파…고액자산가 유입 기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진짜 만능 통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정부가 '1인 1계좌 원칙'을 폐지하고 '금융상품 칸막이'를 없앤다는 소식에 ISA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정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2월에는 최초로 500만 가입자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신설되는 '국내투자형 ISA' 제도는 절세에 관심이 많은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국내 증시로 끌어들이는 유인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ISA 가입자수, 정책 기대감 속 5백만명 돌파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ISA 가입자수는 518만2286명으로 집계됐다. 총투자금액은 26조705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 대비로는 25만명 순증했고, 가입금액은 2조5900억원이 순유입됐다. 은행업권 중심의 신탁형에선 자금 유출이 지속되었지만 증권업계 중심의 중개형으로 2조5100억원이 순유입된 덕분이다.

2016년 ‘서민 자산 증식’을 목표로 도입된 ISA는 개인이 예·적금, 공모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계좌다. 각종 금융투자상품에서 얻은 손익을 통산해 순수익에 대해서만 과세한다는 취지로 ‘만능 통장’으로 불렸다. 금융회사에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과 개인이 상품을 선택한 뒤 운용을 맡기는 신탁형으로 운영되다가 2021년 개인이 직접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이 추가됐다. 반면 ISA는 계좌 유형(중개·신탁·일임)별로 담을 수 있는 상품이 엄격하게 구분돼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 부족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겠다며 기획재정부는 연초 일본의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벤치마크해 ISA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납입 한도를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늘리고 배당·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놨다. 정부는 현재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 ISA를 통합하거나 ‘1인 1계좌’ 원칙을 폐지하는 안도 검토한다. 예컨대 주식을 담을 수 있는 통장으로 예금까지 담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는 조세특례제한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추진됐으나 처리되지 않았다. 시장에선 5월30일 문을 여는 22대 국회에서 법 개정이 재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완전히 새롭게 도입되는 국내투자형 ISA 상품이다. 기재부는 금융소득 연 2000만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도 이 상품으로 한정해 가입을 허용해주기로 했다. 기존 ISA 상품은 직전 3개 과세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자였다면 가입할 수 없게 제한했다.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분리과세 혜택(15.4%)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존 중개형 ISA와 다르게 국내 주식 및 국내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할 수 있다.

이승준 삼성증권 세무사는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는 경우 배당소득에 대해 최고 49.5%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국내투자형 ISA 계좌에서 투자하는 경우 배당소득에 15.4% 분리과세가 적용될 예정"이라며 "누적 투자한도(최대 2억원)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고액 자산가 입장에서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유진투자증권 디지털WM추진팀 부장(세무사)은 "소득세 한계세율이 높은 고소득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시 높은 소득세 부담(최고세율 45%)에 건강보험료 부담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분리과세 자체가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국내투자형 ISA, 고액자산가들에게 큰 유인"

서민·일반형 ISA에서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라면 해외주식·원유 등에 투자하는 ETF에 투자하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박세영 부장은 "해외주식·상품 등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으로 과세됨에 따라 일반계좌에서는 매매손실이 배당소득과 상계되지 않는다"며 "반면 ISA에서 투자하는 경우 매매손실도 상계해 순소득에 과세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이라면 ISA의 비과세·분리과세 적용을 위한 소득금액은 의무가입 기간 경과 후 만기 또는 해지 시 산정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박 부장은 "운용 기간 중에는 이자·배당소득이 발생해도 원천징수세액이 발생하지 않아 이자, 배당금을 전액 재투자할 수 있어 복리 효과를 추구할 수 있다"며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표면 이자율이 높은 채권 등을 추천했다.

고액자산가가 국내투자형 ISA를 통해 세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고배당주 투자가 꼽혔다. 이 세무사는 또 "국내투자형 ISA의 경우 기존 ISA 납입한도와 세제혜택 한도가 늘어나지만 국내주식 및 국내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서민·일반형과 고액자산가 모두 세제 혜택을 많이 받기 위해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세금 관점에서는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도 "고배당주식 및 배당 관련 ETF에 관심이 많은 은퇴 자산가들이 주로 관심을 가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현재 국내 대형 증권사 ISA 고객의 최선호주는 삼성전자다. KB증권 중개형 ISA를 통해 투자하는 고객의 경우 올해 3월 말 기준 주식 잔고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삼성전자우·포스코홀딩스였다. 삼성증권 고객의 경우 ISA 잔고 상위 종목 3개는 삼성전자·삼성전자우·맥쿼리인프라로 확인됐다.

증권사들의 ISA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 이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KB·한국투자·삼성·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 등은 중개형 ISA 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우대나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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