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사과처럼 떨어졌다" 원숭이 83마리 떼죽음, 무슨 일

김지혜 2024. 5. 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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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서 구조된 '짖는원숭이'. AP=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멕시코에서 더위에 지쳐 폐사한 것으로 보이는 원숭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됐다.

멕시코 생물 다양성 보전 단체인 '코비우스'는 지난 5일 이후 약 2주간 남부 타바스코주(州)에서 '유카탄검은짖는원숭이' 83마리가 탈수 증세를 보이다 죽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과테말라검은짖는원숭이'라고도 부르는 이 동물은 짖는원숭이(Howler monkey)의 일종으로, 포효하며 울부짖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성체의 키는 2m에 달하며, 큰 턱과 이빨을 가지고 있다.

코비우스는 소셜미디어에서 죽은 원숭이들의 열사병 가능성을 지적하며 "탈수와 고열 등 증세를 보이는 원숭이들을 구출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돌보고 있다"고 했다. 일부 시민과 자원봉사자는 물과 음식 등을 서식지 주변에 가져다 놓는 등 최소한의 개입으로 원숭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코비우스는 덧붙였다.

21일(현지시간) 멕시코 타바스코주 테콜루티야에서 군 장병이 폐사한 원숭이 사체를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동물생태학자인 힐베르토 포소는 AP통신에 "원숭이들이 높은 나무 위에서 사과처럼 떨어졌다"며 "심각한 탈수 상태를 보이다 몇 분 만에 죽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영양실조 또는 독성 농약과의 연관성도 제기된다고 일간 아니말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수목이 풍부한 타바스코에서 짖는원숭이는 소중한 존재라고 한다. 주민들은 새벽과 저물녘 원숭이들의 고함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기도 한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20일 오후 짖는원숭이 폐사와 관련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멕시코에서는 곳곳에서 한낮 최고기온 40∼45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타바스코와 치아파스 등지에서는 라스 일루시오네스 석호에서 민물고기의 폐사 사례도 보고됐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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