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문동주 '원투펀치' 첫 연승, 한화가 원했던 순간
[이준목 기자]
▲ 22일 만에 돌아와 시즌 2승 거둔 문동주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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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살아나자 '대전 왕자'도 귀환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토종 원투펀치 류현진과 문동주의 연이은 호투를 앞세워 꼴찌 추락의 위기에서 벗어나며 5월 첫 연승을 신고했다.
5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가 선발 문동주의 5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LG 트윈스에 8-4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문동주에게 23일 만의 1군 복귀전이었다. 문동주는 지난 4월 28일 두산 베어스전(8-17)에서 3.1이닝 3홈런 10피안타를 허용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인 9실점을 내주는 난조를 보인 이후 2군으로 내려갔다. 이날 LG전 직전까지 2024시즌 성적은 6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8.78이라는 충격적인 부진에 빠진 상태였다.
한화는 당초 문동주가 2군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재정비에 시간이 걸렸다. 한화 코칭스태프들은 선발진이 무너지며 팀이 꼴찌 추락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문동주가 충분히 컨디션을 추스를수 있는 여유를 줬다. 그리고 약 한 달 만에 돌아온 문동주는 완벽한 부활로 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했다.
문동주는 1, 2회를 연이어 삼자범퇴로 손쉽게 요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3회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출루를 허용했으나 뒤이어 허도환을 삼진, 신민재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큰 위기 없이 이닝을 종료시켰다. 4회 2사에서 김범석에게 이날의 유일한 피안타를 내줬으나 다음 타자 오스틴을 내야플레이로 잡아냈다. 문동주는 팀이 6-0으로 앞선 마지막 5회 역시 삼자범퇴로 틀어막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 타선도 5회까지 8점을 터뜨리며 문동주의 어깨를 가볍게 줬다. 문동주가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윤대경(0.2이닝 3실점)-김규연(0.1이닝 1실점)이 LG에게 경기 후반인 7~8회에 공략 당하며 추격을 허용한게 옥에 티였지만, 주현상이 마지막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문동주의 승리를 지켜냈다.
문동주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57Km를 기록했으며 평균구속도 153km에 이르렀다. 5이닝 동안 16타자를 상대하면서 출루는 딱 2차례만 허용했고, 문동주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득점권까지 진루한 주자는 한 명도 없을만큼 완벽했던 피칭이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 28일 SSG전 승리 이후 무려 54일 만에 시즌 2승 고지에 오른 문동주는 자책점도 7.39로 크게 낮췄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구위가 좋았고 투구수도 아직 66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보다 일찍 교체를 선택하며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점수차가 이미 상당히 벌어진 데다 복귀전이라 무리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선발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한화 마운드의 팀 사정을 고려할 때 문동주가 이번주 마지막 경기인 26일 SSG 랜더스전에서 4일 휴식만에 등판하는 것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 류현진, 엄지척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경기를 마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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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게 이날 경기는 무려 51일 만의 첫 연승이기도 했다. 한화는 시즌 초반인 3월 24일부터 31일까지 7연승을 달렸지만, 4월 이후로 한 번도 연승을 거두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다. 한때 선두권까지 치고올라갔던 순위는 어느새 9위까지 수직 추락했다. 꼴찌 추락의 위기까지 몰렸던 한화는 지난주 마지막 경기였던 19일 삼성전(12-2)에 이어 LG를 잡아내며 모처럼의 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연승의 중심에 류현진과 문동주, 두 토종 에이스의 동반 부활이 있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19일 삼성 라이온즈전(12-2)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따내며 팀의 4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수훈을 세웠다. 또한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14일 NC 다이노스전(5-5 무승부)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노디시전)를 기록한 바 있어서, 지난주에만 2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가며 '기복'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5점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자책점은 4.83까지 많이 내려왔다.
여기에 문동주까지 성공적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르면서, 한화는 모처럼 선발진 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류현진과 문동주가 나란히 연승을 합작한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타선도 비록 팀타율(.259)은 아직 꼴찌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2연승 동안 26안타 6홈런 20득점을 몰아치며 원투펀치를 화끈하게 지원사격해줬다.
올시즌 6년 만의 가을야구에 도전장을 던졌던 한화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 것은, 선발야구였다. 류현진-문동주-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류현진과 문동주가 시즌 초반 나란히 기복 심한 피칭으로 부진에 빠졌고 외국인 투수 산체스와 페냐가 연이어 부상을 당하며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다. 5선발 자원이었던 김민우도 부상으로 아예 시즌아웃되었다.
한화는 모처럼의 연승으로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롯데와 피말리는 탈꼴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18승 1무 28패로 9위, 롯데는 16승 2무 27패로 한화를 불과 반 게임 차이로 추격하고 있어서 여전히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수도 있는 박빙의 상황이다.
한화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역시 류현진과 문동주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함께 살아나야 한다. 나란히 한화 출신 신인왕과 에이스의 계보를 잇는 두 선후배 투수가 함께 활약하며 팀의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한화 팬들이 가장 원했던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첫 합작 연승에 시간이 다소 걸리기는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류현진-문동주가 제 컨디션을 찾아준다면, 한화에게는 반격을 노릴 수 있는 충분한 경기수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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