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규제'가 촉발한 오세훈 유승민 한동훈의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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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철회한 국가통합안전인증마크(KC인증) 전 해외 직구 규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잠룡들이 목소리를 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당선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잠룡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해외 직구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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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與중진 처신' 비판에 SNS 설전
정부가 철회한 국가통합안전인증마크(KC인증) 전 해외 직구 규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잠룡들이 목소리를 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는 7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전 '정부에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몸풀기'와 '샅바싸움'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의 장악력이 약화하면서 여권 내 원심력이 강해지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당선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잠룡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해외 직구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설전을 벌였다. 정부가 지난 16일 '직구 규제'를 발표한 뒤 여론이 들끓자 이틀 후인 18일 유 전 의원, 한 전 위원장, 나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각각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 '과도한 규제', '졸속 시행'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2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부가 지난 19일 해당 정책을 사실상 철회할 의사를 밝히며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SNS에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글을 남기면서 설전은 오히려 확대됐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고려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직격했다. 당시 오 시장이 특정 인사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 전 위원장 유 전 의원, 나 당선인의 발언을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은 다시 한번 페이스북을 통해 오 시장의 '처신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 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던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도 "국내기업 보호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봐야 한다는 오 시장의 논리는 개발연대에나 듣던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재차 페이스북을 통해 '처신' 발언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라고 사과하면서도 "여당 정치인은 SNS 의견 제시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잠룡들의 설전에 대해 여당이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하기 전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독자성과 선명성을 부각해 차기 당권에 도전하기 위한 입지를 마련하려는 포석이라는 취지다. 여권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 충격이 가시지 않은 데다가 전당대회의 규칙과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설전을 벌이는 것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 당선인은 "지금은 총선 패배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하고, 당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때"라며 "영향력이 강한 중진들의 설전은 당내 갈등으로 비쳐 표를 던져준 지지자들까지도 실망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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