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만 사는 브랜드 아파트…"식비 포함 월 70만원"[시니어하우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기도 용인시 동백역,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서면 차창 너머로 말끔한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도 아파트지만 예전에 살던 아파트처럼 고립된 곳이 아니에요. 요즘 누가 아파트에서 노인들 만나면 인사하나요? 여기는 달라요. 우리끼리 사니까 서로 챙겨주잖아요. 누가 수술했거나, 아프다고 하면 집 앞에 먹을 것도 걸어주고 그래요. 정이 있어요. 대단지니까 이런 동호회만 50개 정도예요. 우리 남편은 일본어 동호회를 하는데, 요즘 일본 드라마에 빠져 살아요. 단지 안에서 모든 활동이 되니까, 여름이나 겨울이나 내려와서 이웃들 만나고 이야기해요."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분양받은 1300가구, 모두 65세 이상이 주인
부대시설 모자란 게 없지만 '규모의 경제'로 비용 낮춰

경기도 용인시 동백역,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서면 차창 너머로 말끔한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느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와 다름없는 곳이다. 그런데 단지를 오가는 이들을 자세히 살피면 이곳이 노인복지주택임을 알 수 있다. 총 1345가구 주인들이 모두 60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노인복지주택 분양제도가 살아있을 때 인허가를 받은 곳이다. 2016년에 일반분양을 했고, 2019년부터 어르신들이 이사를 왔다.
지난달 3일 오전 10시. 단지 안 커뮤니티 센터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우쿨렐레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찹쌀떡, 뻥튀기, 누룽지맛 사탕 같은 간식거리를 들었다. 동호회 수업 전, 67세 임옥순 할머니부터 84세 오군자 할머니까지 "언니, 동생" 부르며 웃고 떠드는 것은 소녀 때 그 모습 그대로다. 이날 우쿨렐레 연습곡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돋보기를 쓰고 악보를 뚫어져라 보는 어르신들의 손끝에서 한 땀, 한 땀 음이 빚어졌다.


"여기도 아파트지만 예전에 살던 아파트처럼 고립된 곳이 아니에요. 요즘 누가 아파트에서 노인들 만나면 인사하나요? 여기는 달라요. 우리끼리 사니까 서로 챙겨주잖아요. 누가 수술했거나, 아프다고 하면 집 앞에 먹을 것도 걸어주고 그래요. 정이 있어요. 대단지니까 이런 동호회만 50개 정도예요. 우리 남편은 일본어 동호회를 하는데, 요즘 일본 드라마에 빠져 살아요. 단지 안에서 모든 활동이 되니까, 여름이나 겨울이나 내려와서 이웃들 만나고 이야기해요."
2019년 스프링카운티자이에 들어온 여진순 할머니(76·가명)는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젊었을 때 유치원을 운영해 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용인과 분당에 각각 아파트 한 채씩을 샀다. 이 중 용인 아파트를 팔아 여기에 들어왔다. 분당 아파트는 월세를 놓고 그걸로 여기 관리비를 대고 있다. 지금 이곳 아파트 매매가격은 6억원(전용 59㎡ 기준) 정도다.
여 할머니는 "이웃 중에 떵떵거릴 정도로 잘 사시는 분들은 거의 못 봤다. 하지만 집을 팔든지 땅을 팔든지 해서 6억원 정도 목돈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신 분들"이라며 "관리비 감당만 할 수 있으면 이곳만 한 곳이 없다. 내 돈 주고 산 내 집이라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대단지 노인복지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규모의 경제’다. 1000가구가 넘다 보니 월 관리비를 낮출 수 있다. 이곳 운영을 담당하는 김영수 시설장은 "1인 기준이면 식비까지 포함해 한 달에 총 관리비가 60만~70만원 정도 나온다"고 했다. 일반 관리비 30만원에, 1일 1식(9000원) 식비 27만원, 수도비와 난방비 등 10만~15만원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평수가 더 넓고, 부부가 살고, 난방비가 많이 드는 겨울이 되면 관리비가 월 100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김 시설장은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골프연습실, 당구장, 탁구장, 포켓볼장, 노래연습실까지 갖춘 데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용인세브란스병원도 있다"며 "최고급 노인복지주택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시설인데도 1345가구가 나눠서 내니까 월 관리비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늦은 오후, 203동에 사는 주병철 할아버지(77·가명)는 위·아래층 형님, 동생들을 아파트 내 탁구장에서 만났다. "저녁 내기 게임이야. 지면 설렁탕 사기로 했어. 건강하니까 이렇게 탁구도 칠 수 있고 감사한 일이지. 젊었을 때 다들 고생했잖아. 이젠 소소하고 평화롭게 살아야지. 더 바라는 것도 없어."
[7-2]"대단지면 돈 아껴" 노인만 사는 브랜드 아파트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강진형 기자 aymsdrea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냥 집에서 잘래요"… Z세대, 성관계보다 '이것' 중시한다 - 아시아경제
- '스포츠 브라 노출' 네덜란드 빙속 스타 경기복, 경매가 1000만원 넘길 듯 - 아시아경제
- 훔친 디올백 안고 "가난한 진짜는 싫어"…'인간 짝퉁'의 기괴한 사기극[슬레이트] - 아시아경제
- "일반인도 163일 튀고, 아이돌도 102일 튀고"…사회복무요원이 장난인가요 - 아시아경제
- "한국꺼 다 털자" 이제 영국인들이 알아서 지갑 연다…아마존서 뷰티템 싹쓸이 중[주末머니] - 아
- "우린 미군 없으면 짐도 못 싸네?"…650조 쏟아붓는 유럽의 역대급 홀로서기[글로벌포커스] - 아시
- "유쾌해" 도로서 마주치면 '깔깔' 인증샷 찍던 그것…아재개그에 MZ지갑 열리네 - 아시아경제
- 수갑 풀고 도망쳤던 자매 성폭행범 '그놈' 춘천 간다…소름 돋는 근황 - 아시아경제
- 5만원짜리가 다이소에선 2000원…"제발 팔아달라" 요청에 출시했더니 '대박' [지금 사는 방식] - 아
- "계약서에 써 있잖아" 말에 또 속았다…한 달 다닌 헬스장 환불 방법 있다는데[돈의 오해] - 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