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대가 경계 대상" 달라진 '팀 킴'의 각오
[박장식 기자]
▲ 지난 5월 초순 열린 의성군수배에서 우승을 거두며 한국선수권 전망을 밝힌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 왼쪽부터 김초희·김영미·김선영·김경애·김은정 선수, 임명섭 코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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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좋은 팀들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모든 국내 실업팀이 경계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 가을부터 2024년 봄까지,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강행군 속에 쾌조의 활약을 선보이며 세계 랭킹 7위를 마크한 강릉시청 '팀 킴' 김경애 선수의 말이었다. 김경애 선수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계할 팀을 묻는 질문에 이런 답을 내놓았다.
특정한 팀을 지목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해외에서의 시즌을 마치고 치른 국내대회인 의성군수배 전국컬링대회에서 상대하는 팀들마다 쉽지만은 않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결국 결승에서 춘천시청을 누르며 2연패에 성공했지만, '팀 킴' 선수들은 국가대표 탈환을 위한 '모의고사'를 의성에서 톡톡히 치른 셈이었다.
투어부터 그랜드슬램까지... 분주했던 '팀 킴'의 시즌
'라이벌' 경기도청이 국가대표가 되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대회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투어에서 참여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회를 출전했던 '팀 킴'(김은정·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 캐나다, 일본, 스위스, 그리고 다시 한국을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 많은 성과를 거둔 시즌이기도 했다.
'팀 킴'은 지난해 9월과 10월 있었던 캐나다 온타리오 투어에서 두 번의 우승 기록을 가져갔다. 스튜 셀스 탱커드에서 캐나다의 '팀 던컨', 일본의 '포르티우스'를 꺾고 우승한 '팀 킴'은 그랜드슬램의 '마이너 대회' 격인 투어 챌린지 티어2에서도 우승, 그랜드슬램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휴식을 취하면서 해외 대회 출전이 많지 않았던 '팀 킴'이었던 터라 걱정도 많았던 터. 하지만 '팀 킴'은 본격적인 '투어 개근'을 알린 시즌에서 13개의 해외 투어에 참가해, 그중 세 개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라이벌' 경기도청 '5G'(스킵 김은지, 세계 랭킹 2위)와의 경기는 매 경기마다 불꽃이 튀었다. 그랜드슬램과 전국동계체전, 스위스 베른 컵과 의성군수배 등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펼친 두 팀의 선의의 경쟁은 세계 여자 컬링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아는 팀이기에 더욱 긴장되었을 맞대결이었다. 경기도청은 전국동계체전 결승과 베른 레이디스 컵 결승에서 '팀 킴'을 상대로 우승했지만, 의성군수배 결승과 그랜드슬램 예선 경기에서는 '팀 킴'이 '5G'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이번 시즌 맞대결은 '호각세'로 마무리했다.
▲ '이번에도 컬링의 별!' 국내대회 우승 때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팀 킴'의 시그니처 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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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가장 좋았던 시즌... 여전히 배울 점 많아"
의성군수배가 끝난 후 만난 선수들은 어떤 말을 했을까. 우선 김은정 선수는 '고향 대회'인 의성군수배 2연패에 대해서 "의성군수배는 첫 대회 때부터 우승했었는데, 이번에도 출전해서 2연패까지 달성해 영광스럽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은정 스킵은 지난 시즌을 돌아봐 달라는 요청에 "지난 2년은 올림픽 끝나고 많이 쉬었다"며, "다시 달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 투어가 지금까지 시즌 중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다. 그러면서도 배우면서 컬링을 했던 시즌이었는데, 올 시즌 멘탈이나 작전에서 많은 부분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김경애 선수도 "랭킹 시작이 이번 시즌에는 좀 낮았다. 그래서 (랭킹 회복을 위해) 길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긴 만큼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배운 점이 컸다"며 김은정 선수처럼 배운 점이 있음을 언급했고, 김초희 선수 역시 "대회는 뛸 수 있으면 많이 뛰어야 한다"며 이번 시즌 많았던 대회 출전을 돌아봤다.
의성군수배 출전에서도 얻어간 것이 많았다. 대회 초반 2000년대생 선수들로 구성된 후배 팀, 의성군청 선수들에게 패배한 것에 대해서 김초희 선수는 "홈 팀이기도 했고, 아이스 적응이 더 잘 된 덕분에 의성군청 친구들이 이긴 것"이라면서, "의성군청 선수들도 그렇지만, 누구 하나 방심할 수 없게끔 단단히 준비했더라"며 말했다.
해외 대회를 마치고 온 뒤라 체력 부담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김경애 선수는 "우리와 전력이 비슷한 팀이 많아졌다는 점을 깨달았다"라면서, "의성군수배를 통해서 상대 팀들을 파악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 다른 국내 팀들을 이길 수 있는 작전을 잘 만들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팀 킴' 선수들은 이제 6월 초로 다가온 국가대표 선발전, 한국선수권에 나선다. '라이벌' 경기도청이 2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팀 킴' 역시 3년 만에 태극마크를 탈환하는 것이 목표다. 김초희 선수는 "경기도청도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팀"라면서, "그런 좋은 상대가 한국에 있으니 우리도 함께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며 운을 뗐다.
이어 김초희는 "그래도 이제는 모든 팀이 라이벌이 된 느낌이다. 누가 어렵고, 누가 수월하고... 이런 말을 할 것 없이, 지금처럼 차근차근 하고 단단하게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김경애 선수도 끝으로 "우리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기 위해 준비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그렇기에 다른 부가적인 것보다 다가오는 한국선수권을 준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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