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MB, 尹에 애틋한 마음 전해"…박근혜·文 예방도 추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21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총선 참패 수습 방안과 국정 현안에 대한 조언을 듣는 자리였다. MB는 “어려운 국정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대통령실과 당이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면담은 서울 강남구의 MB 사저에서 50분가량 진행됐다. MB는 특히, 당정 단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최근 논란을 빚은 KC 미인증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처럼 당정 간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 정책 발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황 위원장은 면담 후 중앙일보에 “경험이 많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MB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여당과 정부가 힘을 합쳐 국사(國事)를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2022년 말 MB를 사면·복권했다.
MB는 이날 비대위 지도부에 “당도 일치 단합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도 사전조율을 해서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다만, 직구 논란이나 특검 등 구체적인 현안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황 위원장은 사저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MB가) 현안에 대해선 말씀을 아끼셨다”며 “인연들이 많아 사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MB정부 때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의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다. 그는 이날 MB에게 7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황 위원장은 “전당대회에 ‘모셔볼까’ 싶어 말씀드리니 확답은 안 하셨다”며 “미국에선 (전당대회를) 할 때 꼭 전직 대통령이 나와서 연설도 하는데 보기 좋더라”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도 이날 별도로 MB를 찾아가 인사했다.
황우여 비대위는 전직 대통령과의 만남을 순차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방문 의사를 전달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23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도 추진하고 있다. 비대위 지도부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여권의 지혜를 모으는 한편, 야권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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