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도 '3.8리터 폭탄주' 콸콸…美 발칵 뒤집은 음주문화 뭐길래
한국에서는 이른바 사발식같은 집단 음주문화가 사라지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보그(BORG)라는 혼합주가 젊은 세대에 유행해 우려를 낳고 있다.
20일 CNN은 '보그 음주란 무엇이며 왜 위험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보그는 정신을 잃게 하는 광란의 갤런(Blackout Rage Gallon)의 약자다. 갤런은 부피의 단위로 약 3.8리터에 이른다. 대학 신입생들이 파티에서 즐기는 혼합주다. 미국의 신세대 폭탄주라 할 수 있다.
1갤런에 이르는 대형 플라스틱 통에 보드카 등 술과 물, 각종 음료, 착향제, 전해질 분말 등을 개성대로 섞어서 제조하면 된다. 플라스틱 통에 개성을 담은 문구나 스케치를 넣어 감성을 더한다.
플라스틱 통에 만든 보그는 파티 때 애용하는 칵테일인 '정글주스'의 새로운 변형으로도 볼 수 있다. 젠지문화에 대한 매거진의 편집자 사브리나 그리말디는 "과거에는 싱크대, 심지어 욕조에 혼합주를 잔뜩 만들기도 했다. 보그는 개개인이 자신만의 음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물론 극도로 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그는 3~4리터의 크기로 휴대가 간편해 주로 야외 파티 때 애용된다.
캘리포니아 스탠퍼드 대학 중독 의학 교수 안나 렘키는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양을 훌쩍 넘기기 쉬운 술"이라며 "특히 사회적인 전염 요소가 위험하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을 보고 따라 하고 싶어진다"고 지적했다.
피츠버그 대학을 졸업한 21세인 켈리 시옹은 "대학교 2학년 때 성 패트릭 데이 야외 파티 때 거의 모든 참석자가 자신만의 보그를 마셨다"고 말했다.
보그의 기원은 불분명하다. 다만 2023년 3월 매사추세츠 대학 야외 파티에서 20여명이 급성 알코올 중독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 이송되면서 유명해졌다.
보그의 유행은 고교생에게도 퍼지고 있어 골칫거리다. 자신만의 보그를 만들고 즐기는 게 놀이처럼 유행하면서 생긴 일이다. 자신만의 보그를 만드는 모습을 틱톡 등으로 퍼나르기도 한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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