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째 녹슬지 않는 '탱크'의 비결, "알코올·탄산에 커피까지 끊었다"
윤승재 2024. 5. 21. 06:04
지난 19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나온 '탱크' 최경주의 우승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18번 홀 역전 허용에 이어 연장 1차전에서 나온 '아일랜드 샷',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54세 생일' 우승까지, 최경주도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극적인 우승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경주의 이번 여정이 더 대단했던 건 그의 체력 및 멘털 관리였다. 54세의 나이로 4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허리 통증도 심해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그는 일주일 전에 미국에서 '시니어 PGA(미국프로골프) 챔피언십' 메이저 대회 'PGA투어 챔피언스 리전스 트래디션'을 치렀다. 시차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경주는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1라운드 강풍을 노련미로 뚫고 상위권에 안착한 최경주는 이후 선두권을 유지하며 우승했다.
쉰넷의 나이에도 그만한 체력을 유지하는 그만의 비결이 있을까. 그는 "알코올과 탄산을 끊었다. 커피도 7일째 안 마시고 있다"라고 말했다. "콜라를 끊고 나서 커피를 마셨다"라고 말한 그는 "커피가 칼슘을 빼앗아 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커피도 안 마신다. 가능하면 차를 마신다"라고 전했다.
치열했던 경쟁에서 벗어나 몸 관리에서 자유로울 법한 지천명의 나이에도 최경주는 자기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루틴을 지키고 구슬땀을 흘리는 것도 여전했다. "경기를 하지 않을 때는 샷을 500개 정도 하는 것 같다"는 최경주는 "경기 시작 전 루틴으로 40분 정도 가볍게 운동을 한다. 스트레칭도 하고 테라피도 받는다. 이후 샷과 퍼트 연습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늘 연습해야 한다. 안 그러면 근육이 빠진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치지 않는 '탱크'의 원동력이다.
멘털 관리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퍼트 연습을 할 때 자를 두고 한다는 그는 "경기 중 압박을 받을 때 좋은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PGA 투어 498경기, KPGA투어 100경기 등 숱한 경험을 쌓은 그지만,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자기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최경주는 여전히 멈출 생각이 없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PGA 챔피언스 투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목표인 PGA 챔피언스투어 상금 순위 TOP10 진입을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는 "앞으로 격주로 규모가 큰 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쉽지 않은 무대지만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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