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완성한다, 우생순 시즌2
여자 핸드볼이 한국 구기 종목의 자존심을 걸고 파리로 향한다.
헨리크 시그넬(48·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024 파리올림픽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시그넬 감독은 “매일 강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 흘리는 땀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객관적으로 우리가 메달 후보는 아니지만, 목표로 한 것들을 잘 해내면 모든 팀에 껄끄러운 상대가 될 수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 신은주(31·인천광역시청)도 “이번 대표팀에는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선수가 5명뿐이지만, 우리가 가진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 혹시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여자 핸드볼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올림픽에서 열리는 단체 구기 종목은 축구·농구·배구·하키·핸드볼·럭비·수구 등이다. 여자 핸드볼은 아시아 예선을 1위로 통과해 세계 핸드볼 사상 최초로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반면 축구와 남자 핸드볼 등 다른 구기 종목은 줄줄이 예선 탈락했다.
홀로 남은 여자 핸드볼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주전 골키퍼 박새영(30·삼척시청)은 “부담은 크지만, 핸드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며 “메달권과 가깝진 않아도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지난 13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다음 달 2일부터 21일까지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1차 유럽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7월 1일 다시 진천에 모여 국내 훈련을 재개하고, 9일부터 스페인과 네덜란드로 2차 유럽 전지훈련을 마친 뒤 19일 파리에 입성한다.
메달 전망이 밝지는 않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가장 최근 대회인 2021년 도쿄에서도 8강에 만족해야 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결승에서 세계 최강 스웨덴을 상대로 쓴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는 빛이 바랜 지 오래다. 스웨덴 출신인 시그넬 감독은 “한국이 전통의 핸드볼 강국이고, 그 시기에 좋은 성적을 낸 걸 잘 알고 있다”며 “선배들의 경험을 팀원들에게도 많이 얘기해주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독일·슬로베니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조 4위 안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데, 매 경기 유럽의 강호들과 힘겨운 승부를 해야 한다. 협회는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예선에서도 첫 승 300만원, 2승 째부터 경기당 500만원을 지급하는 승리 수당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그넬 감독은 “힘든 도전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유럽 선수들보다 빠르고 영리한 플레이를 한다. ‘불가능은 없다’는 마음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진천=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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