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두렵다…의정갈등 양보해달라" 호소한 폐암환우회장 별세
의대증원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조금씩 양보해 타협안을 도출해달라"고 당부했던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이 19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폐암 4기 판정을 받아 투병 중이었다.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퇴원했다. 지난달 18일 마지막으로 남긴 블로그 글을 통해 “깨어보니 사라졌다가 말 없이 홀로 돌아온 침대, 4인실 방에서 5번째이니 새로 맞는 아침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내일 (호스피스 병동에서) 퇴원해 스스로 판단을 하고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삶의 가냘픈 끈을 붙잡고는 하고 싶었던 일들을 이어가고 싶다”고 적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폐암환우회 유튜브 채널이 출연해 정부와 의사들을 향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그는 영상에서 "2016년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124번의 항암 치료를 받았다. 작년 11월에 ‘이제는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다’는 말을 듣고 치료 중단했다. 앞으로 3개월 정도 생이 남았다는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정부를 향해 “국민도 의사들의 부족은 실감하고 있지만 교육은 100년 대계라고 한다”며 “보건복지부에서는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하나 의대 입학 정원의 절반이 넘는 숫자를 갑자기 증원한다고 하면 대학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의대 교육이 완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단체를 향해선 “환자들은 지금도 치료 환경의 개선과 의사들의 배려를 기다리고 있다. 의료 파행 상황에서 수많은 암 환자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복귀를 당부했다.
이 회장의 빈소는 김포 아너스힐 병원에 차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화월씨와 아들 이영준씨, 딸 이선영씨가 있다. 발인은 22일 10시.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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