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데 그만이라는 ‘저탄고지’ 실천 후… 늙어보였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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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식단을 오랫동안 지속하면 노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저탄고지 식단은 '케토 식단', 또는 '케톤식이'라고 불린다.
연구의 저자 데이비드 기우스(David Gius) 교수는 "1300만 명의 미국인이 케토 식단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하고 있는데 장기간 진행할 시 p53 의존성 세포 노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른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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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저탄고지 식단은 ‘케토 식단’, 또는 ‘케톤식이’라고 불린다. 원래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을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케톤(ketone)이라는 성분이 발생해 발작 증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도 약물로 증상 조절이 안 되는 뇌전증 환자들에는 케토 식단이 처방된다.
케토 식단은 최근 다이어트 식단으로 더 잘 알려졌다. 육류, 잎채소, 소금, 오일 등만 먹으며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기 때문에 체중 감소 효과가 크다. 다만 케토 식단을 오랫동안 유지해도 괜찮은 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며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의 위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 건강과학센터(UT Health San Antonio)’ 연구팀은 케토 식단이 세포 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사료의 영양성분을 지방 90.5%, 단백질 9.2%, 탄수화물 0.3%로 맞춘 다음 생쥐에게 나흘간 제공했다. 이후 7일 동안은 지방 17%, 단백질 25%, 탄수화물 58%로 구성한 일반 식단을 제공했다. 실험은 케토 식단과 일반 식단을 반복하면서 31일간 진행됐다.
실험 결과, 간헐적 케토 식단을 제공받은 생쥐는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단백질 ‘p53’의 발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53은 세포 노화 외에 세포사멸, DNA 복구 등 여러 과정에 작용하는데 제대로 기능하면 발암을 억제하지만 돌연변이에 의해 그 활성을 잃게 되면 곧 발암의 원인이 된기도 한다.
반면, 케토 식단을 7일 이상 계속 유지하면 오히려 p53의 발현이 활성화되면서 세포의 노화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간헐적 케토 식단을 한 생쥐가 더 오래 사는 이유로 p53의 변화를 꼽았다.
연구팀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도 진행했다. 18세 이상 성인 60명에게 6개월간 케토 식단을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6개월 후 참가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염증 정도를 확인한 결과, 케토 식단을 유지한 참가자들은 혈액에서 염증과 노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단백질의 양이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 간헐적으로 케토 식단을 한 사람은 염증성 단백질이 거의 늘지 않거나 아주 조금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의 저자 데이비드 기우스(David Gius) 교수는 “1300만 명의 미국인이 케토 식단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하고 있는데 장기간 진행할 시 p53 의존성 세포 노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른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케토 식단은 통상 4주~6개월 정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사람의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고 당뇨병, 지방간, 이상지질혈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작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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