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해진 살림살이" 지갑 닫은 저소득층, 이 비용마저 줄였다
취업준비생 김모(28)씨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평일 하루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에 약 100만원을 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2년 전보다 월급이 7만원 정도 올랐지만, 고물가가 발목을 잡으면서 씀씀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하루 7000원씩 잡았던 식비 예산이 3000원 더 늘어 월 6만원이 추가된 데다, 교통비 예산도 월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늘어나서다. 김씨는 “여행을 가거나 학원을 가는 건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4년 전과 비교해 소비 수준 격차 여전
20일 통계청의 5년 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고소득층의 소비 수준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지만, 김씨와 같은 저소득층은 위축된 소비를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5분위(소득 상위 20%)의 평균소비성향은 57.8%로 4년 전(2019년 4분기) 55.6%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예컨대 평균소비성향이 60%면 100만원의 돈을 갖고 60만원을 썼다는 의미다. 5분위에 적용하면 팬데믹 이전보다 씀씀이가 더 커진 셈이다. 4년 전 평균소비성향이 72.7%였던 4분위는 69.9%, 78%였던 3분위는 75.6%를 기록했다. 4년 전보단 소비 수준이 낮지만, 격차가 2%포인트대까지 줄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풀이된다.
반면 지난해 4분기 기준, 1분위(하위 20%)의 평균소비성향은 129.4%로 4년 전(142.7%)보다 13.3%포인트 하락했다. 2분위도 4년 전보다 7.6%포인트 낮은 81.8%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는 통상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 소비가 늘어나는 게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1·2분위 저득층의 경우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가 회복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1·2분위, 4년 전보다 교육 지출 감소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있는 3~5분위에선 교육 지출이 4년 전과 비교해 15~20%까지 증가했다. 대신 3분위에선 ▶교통(-11%) ▶의류(-5.3%) ▶통신(-0.4%)이, 4분위에선 ▶통신(-7.1%) ▶가정용품·가사서비스(-0.2%) 지출이 감소했다. 양 교수는 "소득 수준별 교육비 지출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부모의 소득 격차가 교육 기회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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