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신분증 의무 지참’ 첫날, 현장은 혼란…“왜 검사하냐!” 고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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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병원 등 의료기관에 방문할 때 신분증을 지참해야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가 시작됐다.
이날 오전 병원을 방문한 일부 환자는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접수를 거부하는 병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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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병원 등 의료기관에 방문할 때 신분증을 지참해야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가 시작됐다. 의료 현장에선 의료진과 환자 모두 제도 관련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병원을 방문한 일부 환자는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접수를 거부하는 병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재활의학 전문 병원에 진료를 보러 온 이모(66)씨는 “기존에 다니던 병원인데 신분증을 안 가져왔다고 하니 간호사가 다음에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초진 환자뿐 아니라 재진 환자도 제도 시행 이후 무조건 신분 확인을 한 차례 거쳐야 한다. 신분증을 한번 제출하면 같은 병원에선 6개월 동안 추가로 신분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신분증을 놓고 온 환자 대부분은 제도 시행과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한 경우였다. 서울 종로구의 한 재활의학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느닷없이 왜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병원에서 예고를 해줬어야 한다. 지난주에는 검사도 안 하더니 오늘은 보여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는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요구에 “갑자기 왜 신분증 검사를 하는 거냐”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신분증을 찍은 사진으로 신분 확인 과정을 거치는 병원도 있었다. 종로구의 한 정형외과 간호사는 “대부분 신분증을 가지고 오지만 가져오지 않은 분들에게는 (신분증) 사진으로 확인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분 확인 수단으로 가능한 것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장애인등록증, 외국인등록증, 모바일신분증, 모바일건강보험증 등이다. 신분증 사본과 사진으로 찍은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는다.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 스마트폰 앱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다운받는 환자도 다수 있었다. 이들은 모바일 신분증 다운으로 진료 시간이 지연되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이비인후과에 진료를 보러 온 성모(52)씨는 “제도 관련 홍보가 잘 안 됐던 것 같다. 신분증이 없다고 하니 병원 직원이 모바일 신분증 다운받는 방법을 안내해줬다”며 “접수하는 데만 10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이 병원 간호사는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 모바일 신분증 다운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면 진료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부 시민과 의료진은 제도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종로구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김학구(83)씨는 형식적으로 신분증 사진과 환자 얼굴을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신분증을 복제하거나 구매해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부정수급자를 잡으려면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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