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여야 형제처럼 만나자"…이재명 "尹정부, 국정기조 전환해야 "

김희정 2024. 5. 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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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이재명, 여야 수장 첫 만남
황우여, 김진표·종교계 연달아 찾아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했다. 황 위원장은 여야 협치를,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20일 오후 국회본청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짧은 기간 당을 맡았지만 이 대표와 손을 꼭 잡고 한 발짝 한 발짝 그런 사회를 이룩하고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녁이 있는 정치, 여야가 늘 만나서 어깨를 마주하고 눈을 맞추면서 마음에 있는 얘기를 끌어내는 것이 어떻겠느냐"라고 했다.

인천 연수구에서 4선을 한 황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을 지역구로 둔 이 대표를 향해 "주민등록이 같은 이웃사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인천시민이 존경하는 지역구 의원인데 야당 지도자가 돼 가슴 뿌듯하게 존경과 애정을 표한다"며 "여야가 다시 한번 형제로 만났으면 한다. 나는 민주당을 존경하고 존중한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김진표 국회의장과 과거 18대 국회 시절 각각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과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원내대표를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선진화법 협상 등에서 협력한 경험도 환기했다.

그는 "당시 우리 당이 198석이고 김진표 원내대표가 이끄는 당이 89석이었는데, 우리는 매일 만나 김 원내대표의 바라는 바를 놓치지 않고 다 챙겨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이 황 위원장 말씀처럼 통합과 포용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성 존중하고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걸 인정하고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일단 화답했다.

이어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역할과 품격을 지켜주면 좋겠다"며 "내가 사실 행사장에서 여당 대표와 얘기하지 않지만 황 위원장과는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 전체적인 측면에서 국정기조가 '이건 아니다, 좀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표출했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에서 우리 국민들이 표출하신 국정기조 전환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안타깝게도 지금은 민주당이 무언가를 해나가면 여당이 극구 막는 양상이라 가끔씩은 '우리가 여당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서로 양보하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바와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조금씩이나마 성취해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날 여야 대표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전망되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황 위원장은 김진표 국회의장도 예방했다. 김 의장은 황 위원장을 향해 "제1야당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지금 정부를 끌고가는 여당의 역할이 조금 부족하다. 정부가 안 끌려오는 이유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에게도 필요하면 노(NO)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위원장은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데, (김 의장이) 내가 부탁하면 거의 100%를 해주셨다"며 "그때 당시에 우리 원내대표께서 '의석수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해서 어떻게 해서라도 그 뜻을 해드리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종교계 인사들도 연달아 만났다. 그는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황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수도권 조직이 와해됐다며 "재창당 수준의 몸부림을 쳐야 국민이 당으로 인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도 만났다. 정 대주교는 황 위원장을 향해 "어려운 때에 여야와 당을 넘어 모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특별히 힘없는 국민에 귀 기울이는 협치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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