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임시 감독 출사표 "2경기만 맡는다...부담스럽지만 최선 다하겠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오는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 6차전에 임시 감독으로 대표팀을 지휘하는 김도훈 감독이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6월 A매치 기간 동안 대표팀을 이끌 임시 감독으로 김도훈 전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6월 6일 오후 9시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월드컵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을 치른 뒤 귀국해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6차전을 갖는다.
C조 1위(3승 1무 승점 10)인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조 1위를 확정 짓는다는 각오다. 하지만 아직 대표팀 정식 감독 선임이 되지 않으면서 3월에 이어 6월에도 임시 감독 체제로 2차 예선을 마무리한다.
KFA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6월 A매치 전까지 감독 선임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를 대비해 오늘(20일) 오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 결과 6월 두 경기를 맡을 임시 감독으로 김도훈 감독을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라며 김도훈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KFA를 통해 "김도훈 감독은 지도자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으면서 능력과 성과를 보여주었다"라며 "싱가포르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현지 환경을 잘 알고 있는 점도 선임 배경으로 작용했다"라고 했다.
김도훈 감독은 스트라이커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뒤 2005년 성남일화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열었다.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 울산 HD 감독을 맡으며 K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김 감독은 울산에서 2017시즌 FA컵(코리아컵 전신) 우승, 그리고 2020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경험도 두루 갖췄다.
특히 김 감독은 2021년 5월 싱가포르 최강팀인 라이언 시티 감독직을 맡아 이듬해 8월까지 두 시즌 동안 활동했다. 2021시즌 중 팀에 부임한 김 감독은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2년에는 탬피니스 로버스와의 리그 경기 도중 상대팀 코치와 충돌해 싱가포르축구협회로부터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았는데, 라이언 시티는 이 사건 이후 김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김 감독은 라이언 시티를 떠난 뒤 약 2년 동안 야인 생활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 김 감독은 20일 KFA를 통해 "안녕하세요 김도훈입니다. 6월 월드컵 예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처음 제의를 받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많이 고민했다. 한국 축구를 위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서 (감독직 수락을) 결정했다.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한국 축구를 돕기 위해 제안을 수락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당장 6월 A매치까지 남은 기간은 2주 남짓이다.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 김도훈 감독은 선수 선발 및 코칭 스태프 구성을 두고 KFA와 협의하고, 선수들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선수 선발 및 코칭 스태프 구성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협회와 상의해서 좋은 결정을 하겠다"라고 답했다.
특히 김 감독은 이번 두 경기만 대표팀을 지휘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해 "두 경기에 대해서 (감독직을 맡기로) 결정했다"라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김도훈 감독이 6월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배경은 이렇다. KFA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후 줄곧 새로운 감독 선임 작업에 몰두했다. 3월 A매치는 당시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던 황선홍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세워 태국과의 2연전에서 1승 1무를 거두며 무난하게 넘겼다.
그동안 KFA는 다수의 후보들과 접촉하며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갔다. 황희찬의 전 스승인 제시 마치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마치 감독은 한국 대신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캐나다 축구대표팀을 선택했다. KFA가 협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힌 사이 마치 감독은 캐나다로 향했다.
마치 감독 계약 직후 KFA는 "감독 선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선임 관련(협상 등)해서 계속 진행 중이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며 "(A매치 준비도) 여러 변수를 대비하고 있다"라고 최악의 경우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치가 캐나다로 가면서 KFA의 발언은 변명이 됐다.
이어 과거 튀르키예 대표팀을 이끌고 2002 한일 월드컵에 참가했고,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인 FC서울을 지휘하기도 했던 튀르키예의 세뇰 귀네슈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보도에 대해 정해성 위원장이 오보라고 하면서 감독 선임 작업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당초 KFA는 5월까지 정식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으나, 결국 감독 선임 작업이 늦어지면서 한국은 3월에 이어 6월 A매치까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게 됐다.
일단 대표팀은 6월 A매치도 임시 감독 체제로 이어가면서 최종예선에 정식 감독 체제로 출발한다는 계획이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오는 9월 A매치부터 시작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엑스포츠뉴스 DB,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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