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김 여사 빼고 조사 다 끝났다…'소환' 고심 깊어지는 檢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승호 형사1부장)이 20일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김 여사를 만나 30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선물하고 이 장면을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최재영 목사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지 1주일 만이다. 그사이 검찰 인사로 중앙지검의 검사장·1차장검사 등 수사 지휘라인이 물갈이돼 이창수 중앙지검장 체제로 바뀌었다.
백 대표는 이른바 김 여사를 상대로 ‘함정 취재’를 준비하고 이를 기사로 보도하는 과정을 기획한 인물이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장본인이다. 사전에 명품백과 몰래카메라를 준비해 최 목사에게 제공한 것도 백 대표였다.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와의 만남이 성사된 뒤에는 최 목사로부터 명품백 수수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넘겨받아 지난해 11월 보도했다. 또 몰카 함정 취재 내용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지검에 출석하며 “누군가 선물을 주며 청탁을 한다면 연락을 끊을 텐데, (김 여사는) 청탁 전후로 선물을 주는 대로 다 받았고, 오랜 기간 청탁성 뇌물을 받으며 중독된 것 아닌가 싶다”며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고 해서 뇌물을 받으면 되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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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화 내용 檢 제출…"직무관련성 인정" 주장
백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 직전엔 윤 대통령 부부를 대검찰청에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고발장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6월에도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180만원가량의 명품 브랜드 향수와 화장품 등을 받았으며, 성명불상자로부터 금융위원 인사 청탁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백 대표는 또 최 목사가 아파트 경비실 등을 통해 김 여사에게 40만원 상당의 양주를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영부인 소환'의 고차방정식…檢 고심 중인 변수는
검찰 입장에서 김 여사 소환은 처벌 가능성과 검찰 후속 인사, 현직 대통령 배우자 소환이라는 무게감 등 3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내려야 할 사안이다. 우선 청탁금지법은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어긴다 해도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이 소환의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최 목사를 소환해 명품백 제공의 직무 관련성 등을 캐물었는데 이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일 뿐 청탁금지법 위반에 따른 처벌로는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관한 처벌 조항이 없는 만큼 소환해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선 소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공존하는 상태라고 한다.
27일 檢 후속인사…지휘라인 이어 수사팀도 교체 가능성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사건 수사와 인사가 맞물리면 수사팀 주요 인력을 유임시키거나 수사 업무 범위에 있는 직위로 발령내는데, 지휘라인이 전부 바뀐 이번 검사장급 인사를 보면 수사팀 소속 검사들도 대폭 교체될 수 있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검찰 후속 인사까지 짧으면 1주일 남짓 남았는데 그 사이에 그간의 수사 결과를 종합해 지휘라인에 보고하고 결론까지 내기엔 촉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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