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관장이 애들 때렸다"더니…CCTV에 찍힌 충격 반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동학대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세종시 어린이 폭행하는 미친 태권도 관장XX’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친한 형님의 아들인데, 아무리 아이가 잘못했다 한들 이 정도 폭행은 납득이 안 간다. 정말 부들부들 떨린다”며 사연과 함께 사진도 올렸다.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다친 모습이었다. 왼쪽 뺨은 벌겋게 멍들어있었고, 이마엔 커다한 혹이 나 있었다.
A씨는 “첫째와 둘째가 태권도에서 집에 오는 길에 서로 감정이 상해서 첫째는 학원차를 타고 귀가 하고 둘째는 형과 가기 싫어 차를 안 타고 버텼다고 한다”며 “관장이 훈육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 체벌을 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뺨을 두대 맞았고 이마에 난 혹은 맞고 넘어지면서 어딘가에 부딛쳐 난 상처라고 한다”며 “아이는 관장이 때렸다고 얘기했다고 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상황파악을 위해 사범과 주변사람들에게 연락을 하자 그제야 연락이 와선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늘어놨다고 한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자기가 본 아이 얼굴에 티가 안 나 모른 채 넘어가려고 했던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다 털어놓고 경찰서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며 “여기까지가 제가 전달받은 내용”이라고 썼다. “들으면서 나무 화가 나고 눈물이 나려는 걸 겨우 참았다”며 “저도 관장이 뭐라 하는지 들어보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경찰에 신고하라”며 아동학대에 대해 같이 공분했다.
하지만 다음날 반전이 일어났다.
아동학대 의심을 받던 태권도 관장 B씨가 19일 “어제 초등학생 형제의 싸움에 미친 XX가 된 관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B씨는 “어제저녁 학부모들의 전화에 글이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글을 본 저의 심정은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고민 끝에 5월17일 사건 시작 영상을 올린다”며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초등학생 한 남자아이가 갑자기 비슷한 체구의 다른 남자아이를 때린다. 맞은 아이는 그 뒤에도 연거푸 주먹세례를 받았다. 맞던 아이는 두어번 주먹을 휘둘렀을 뿐이고, 먼저 때린 아이가 넘어지고서야 싸움은 끝났다.
B씨는 “영상의 두 아이는 형제”라며 “저는 아이를 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영상 속의 아이들이 치고받는 장면의 장소는 차량탑승을 위해 잠시 대기한 공간이고, 싸움이 시작되고 사범이 와서 제지한 시간까지는 5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라며 “바로 제지했고, 그 후 의자와 집기류를 발로 차는 아이를 30분 정도 사범이 데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버둥 쳐 바닥에 내려놓으니 발길질하고 넘어지고 화단 풀숲으로 가서 저를 때리고 얼른 가자고 끄는 저를 밀치는 실갱이를 하며 1층 복도까지 왔다”며 “타일렀다 혼냈다를 반복하며 이야기하는데 듣지 않아 안아 올려 도장으로 데리고 올라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글쓴이에 대해 “아이 아버지의 지인이라고 글을 쓴 제삼자는 분명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번도 본 적 없고 이야기를 들은 적 없는 사람이 막말해가며 일파만파 돌이킬 수 없는 글을 올렸다”며 “그간의 제 노력과 인생을 감히 짓밟고,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자 태권도를 보낸 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인의 아들 행동과 그 가정을 얼마나 잘 알기에 이런 글을 함부로 올리나”며 “인생을 걸고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자 한 노력을 감히 이따위로 경솔하게 한 당신의 행동에 대해 선처는 없다”고 했다.
B씨는 “아니면 말고, 아니땐 굴뚝에 연기 난다. 인터넷상에선 더 쉽게 한 사람의 노력과 인생을 너무 쉽게 매장 시킨다”며 경찰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꼭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어차피 결백이 밝혀져도 피해를 본 사람은 저와 제 가정뿐”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악플은 달지 말아달라”며 “이렇게밖에 할 수 없어 저도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 너무 마음이 무겁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제가 올린 글과 영상은 악플을 위한 글이 아니다”며 “아이들의 행동을 문제 삼고자 올린 글도 아니다. 부모나 아이에 대한 모욕은 제발 삼가달라”고 했다.
관장 B씨의 글을 올라오자 이후 A씨가 재차 글을 올렸다.
그는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으셨을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제가 한 실수는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이들과 부모님, 태권도 관장에 대한 욕은 이 사태를 야기한 저한테 해주시고 저도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무고가 다른 사람 인생 망가트리기 제일 쉬운 건데 인생 가지고 장난질?” “신고한 가정 파탄이 날 수 있었던 상황. CCTV 없었다면 누가 관장 말 들어줄까?” “여기 글 올리지 말고 가서 무릎 꿇고 먼저 비는 게 순서” 등의 댓글을 달았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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