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 체제' 섣부른 정식 감독보단 낫지만…축구협회 방향성은 여전히 의문투성이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섣부른 정식 감독 선임보다는 6월 A매치를 임시 감독으로 보내는 게 낫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의 행보는 과연 정식 감독 선임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만 낳게 한다.
20일 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두 경기를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기로 하고, 임시 사령탑에 김도훈 전 울산HD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대표팀은 6월 6일 싱가포르 원정, 11일 중국과 홈경기를 치른다.
임시 감독 체제는 예견된 일이었다. 5월에 정식 감독을 선임해 6월 A매치 준비를 맡기겠다는 계획은 5월 초까지 정식 감독이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틀어졌다. 대표팀 명단 발표가 늦어도 5월 29일까지 나와야 하는데, 아무리 한국 사정을 잘 아는 외국인 감독이라도 2주 안에 입맛에 맞는 팀을 꾸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게다가 협상 대상으로 알려진 제시 마시 감독조차 캐나다 대표팀을 선택했다.
축구협회는 3월에 이어 6월에도 임시 감독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6월 A매치 전까지 감독 선임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를 대비해 오늘(20일) 오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 결과 6월 두 경기를 맡을 임시 감독으로 김도훈 감독을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김도훈 감독은 지도자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으면서 능력과 성과를 보여줬다"며 "싱가포르 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현지 환경을 잘 알고 있는 점도 선임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역량과 싱가포르 경험을 고루 고려해 임시 감독을 뽑았다고 말했다.
차라리 섣부른 정식 감독보다는 임시 감독 체제로 6월 A매치를 치르는 편이 낫다. 최근 아시아 축구의 성장을 감안하더라도 싱가포르와 중국은 한국보다 좋은 팀이라고 보기 힘들다.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톱시드를 받아 일본과 이란을 피할 수 있음을 감안해도 충분히 임시 감독 카드를 만지작거릴 만하다.
마시 감독을 선임한 캐나다도 9개월가량 임시 감독 체제로 보낸 바 있다. 심지어 2024 코파 아메리카 플레이오프와 같은 중요한 경기도 있었다. 캐나다축구협회는 신중하게 후보군을 살펴 최선의 선택을 이끌어냈다.
중요한 건 6월 임시 감독 이후에는 이번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3월 A매치에 황선홍 당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앉혀 3개월 여를 벌었다. 그러나 그동안 제대로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황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에 집중하지 못하며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탈락이라는 참사까지 맛봤다.
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다. 애당초 정식 감독 선임 기준인 ▲선수단에 맞는 경기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술적 역량, ▲취약 포지션을 해결할 수 있는 육성, ▲명분 있는 성과, ▲지도자로서의 풍부한 대회 경험, ▲선수는 물론 협회, 연령별 대표팀과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 능력, ▲리더십, ▲최상의 코치진 구성 능력, ▲성적을 낼 수 있는 능력 모두 일반론에 불과해 제대로 기능하기 힘들었다.
여기에 오락가락하는 선임 기조도 불신을 키웠다. 정 위원장은 4월 브리핑에서 외국인 감독이 한국 분위기에 잘 적응해야 한다는 또 다른 기준을 내세웠다. 그마저도 구체적인 후보로 거론된 감독들에게 완벽히 적용되는 내용도 아니었다. 6월 A매치를 임시 감독으로 치르게 된 건 근본적으로 모호한 선임 기준과 부족한 협상력 때문이라 봐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6월 임시 감독 체제가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조급한 정식 감독 선임보다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가 보여준 행태는 6월 임시 체제로 번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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