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D-1…용산 모인 野7당, 탄핵까지 언급
야권이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은 7일 정부로 이송됐다.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여부를 법안이 정부에 이송된 지 15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초선 당선인들과의 만찬에서 ‘대통령 거부권을 (야당과) 협상 카드로 쓰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이 말은 결국 야당과의 전면전을 부추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 민심을 받들겠다고 하더니 왜 국민 뜻을 거부하면서 반대로 가나”라며 “채해병 특검법을 수용해서 변화의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내일 국무회의에서 또다시 거부권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민심을 거역한 권력 남용은 반드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7당(녹색정의당ㆍ개혁신당ㆍ새로운미래ㆍ기본소득당ㆍ조국혁신당ㆍ진보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채 해병 특검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 기본 책무를 다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당연하고 상식적인 국민 요구에 대한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책무를 저버린다면 거센 저항에 직면할 뿐”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내일 특검법이 거부되면 윤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에 대한 특검을 거부한 첫 대통령으로 헌정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올해 1월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거부와 내일 채해병 특검 거부는 모두 대통령 권한의 명백한 사적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에선 채상병 특검법을 윤 대통령이 거부하는 게 ‘탄핵 사유’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이겨보겠다던 그 어떤 권력도 불행한 말로를 겪었다”며 “거부권 행사는 곧 그 권력들의 전처를 뒤따르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KBS 라디오에 나온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거부권 행사가 탄핵 사유인지 묻는 말에 “이제 진지하게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한 번 생각해볼 때”라고 했다. 김민석 의원도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탄핵 요건에 해당하는 상황이 되면 결국 어느 시기에는 탄핵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주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한 뒤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야6당 범국민 규탄대회에서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 행사 시) 28일 재의표결이 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공개 질의를 하는 방식으로 가결표를 찍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그런데도 부결된다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법을 수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국민의힘은 정부에 이송된 특검법에 찬성할 수 없다”며 “국회가 젊은 군인의 비극적인 죽음을 정쟁에 이용하기보단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노력에 힘을 합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검은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난 다음 공정성과 객관성이 의심되는 특별 사안에 대해 보충적·예외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고, 법안 내용에 대해선 “특검 추천 절차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고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비대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무차별적 특검 추진은 수사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조장해 정국을 특검으로 도배하고 국정 공백을 일으키려는 시도”라며 “수사당국은 정파적 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공정하게 모든 사안에 있어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22대 국회 개원을 위한 원 구성 협상에 돌입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관련은 원내수석 간에 긴밀하게 이야기가 되고 있다”며 “내일 다시 수석들을 대동해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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