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수록' 빠진 5·18 기념사 혹평... KBS는 "공감대 이뤘다"

박성우 2024. 5. 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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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관련 지상파 보도 살펴보니... MBC만 유일하게 분석 보도 내놔

[박성우 기자]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을 더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것이 오월의 정신을 이 시대에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라고 윤 정부의 국정 기조와 오월 정신을 연결지었다.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야권에서는 혹평이 이어졌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헛헛하다. 윤 대통령은 난데없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 '사회적 양극화'를 언급하며 경제 불평등을 역설했다"면서 "가장 심각한 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던 대선 후보 시절의 약속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광주 시민과 유족들에 대한 명백한 우롱"이라고 비판했다.

18일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 또한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 기념사에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공약 관련 언급이 없었다. 올해도 아무 의미도, 감동도 없는 '맹탕' 기념사"라고 힐난했다.

KBS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여야 공감대 이뤘다" 보도
  
 18일 KBS <뉴스9>는 이날 두 번째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화면에는 ""5·18 정신 헌법 수록"…속도 낼까"라는 헤드라인이 나왔다. 김현경 앵커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데는 여야가 공감대를 이뤄가고 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여야가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동의했다는데 초점을 뒀다.
ⓒ KBS
 
이와 관련 지상파 3사의 보도 내용은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다. KBS만 유일하게 "여야가 공감대를 이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일 KBS <뉴스9>는 이날 두 번째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화면에는 ""5·18 정신 헌법 수록"…속도 낼까"라는 헤드라인이 나왔다. 김현경 앵커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데는 여야가 공감대를 이뤄가고 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여야가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동의했다는 데 초점을 뒀다.

이어 리포트를 맡은 민정희 기자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손을 잡은 여야. 한목소리로 오월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고 했다"며 여야가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 기자는 "더불어민주당은 5·18 민주화운동이 왜곡 당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기 위해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더 이상 특정 정치 세력의 상징이 아닌 온전한 민주화의 상징이 돼야 한다며 초당적 협의를 기반으로 헌법 전문 수록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며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헌법 전문 수록을 넘어서는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감사하나 공약에 관해 한마디 말이 없었던 건 아쉽다고 했다"고만 보도할 뿐이었다.

SBS "여야 의견 갈리는 상황"
  
 반면 같은 날 SBS <8뉴스>는 두 번째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정유미 앵커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여야의 의견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 SBS
 
반면 같은 날 SBS <8뉴스>는 두 번째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 화면에는 "'헌법 수록 약속 지켜야'.. '약속 변함 없어'"라는 헤드라인이 나왔고 정유미 앵커는 "기념식에 참석한 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을 향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그 약속에 변함이 없다고 했는데, 그 방식을 두고는 여야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며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여야의 의견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포트를 맡은 정반석 기자는 이재명 대표가 "대선 공약이자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공약한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기념사에 언급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며 "정치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이재명 대표의 비판과 "개헌특위를 열자는 데 동의하는 말이 없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는 이야기는 하나 마나 한 이야기"라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비판을 전했다.

또한 정 기자는 "기념사 도중 광주시 시의원들은 5·18 헌법 전문 수록을 요구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며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의원들의 침묵 시위도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KBS 보도에 비해 5·18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해 정부여당에 비판적 시각을 부각한 셈이다.

"윤 대통령, '개헌' 언급 자체가 불편할 것" 유일하게 기념사 분석한 MBC
  
 <뉴스데스크>는 이어지는 두 번째 꼭지로 대통령실 출입 기자인 강연섭 기자와의 대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방송화면에는 ""5·18 정신, 헌법 수록" 왜 없었나?"라는 헤드라인이 나왔다.
ⓒ MBC
 
한편 18일 MBC <뉴스데스크>는 첫 번째 꼭지부터 윤 대통령이 5·18 헌법 전문 수록을 기념사에서 언급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이날 MBC <뉴스데스크> 첫 소식의 헤드라인은 "5·18 기념식 찾은 윤 대통령‥ 또 '개헌' 침묵"으로 윤 대통령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수지 앵커 또한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이 자유민주주의의 꽃이라면서도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포트를 맡은 김민형 기자는 윤 대통령의 기념사 내용을 보도하며 "하지만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개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혹평도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는 이어지는 두 번째 꼭지로 대통령실 출입 기자인 강연섭 기자와의 대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방송화면에는 "'5·18 정신, 헌법 수록' 왜 없었나?"라는 헤드라인이 나왔다.

강 기자는 "오늘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개헌과 헌법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며 "재작년과 작년 기념사에는 '오월 정신이 헌법 그 자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이번에 오히려 후퇴했다고 볼 수도 있다. 맹탕 기념사였다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이어 강 기자는 "왜 개헌에 대해 침묵했나"라는 김 앵커의 질문에 "'개헌'이라는 말 자체를 입에 담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답하며 "22대 국회가 압도적인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실제 개헌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개헌이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불편할 거고, 그래서 개헌 논의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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