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만에 문화공간으로 바뀐다…전북지사 관사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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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자치도 '하얀양옥집' 명명
전북지사가 생활하던 관사가 53년 만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도민 품으로 돌아간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1일 전시·체험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도지사 관사를 일반인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새로 단장한 관사 이름은 '하얀양옥집(하양집)'이다. 전북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시민 공모를 통해 새 이름을 정했다. 하양집 1층은 예술 작품 전시와 문화 행사를 여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2층은 유종근·강현욱·김완주·송하진 등 관사를 썼던 역대 민선 전북지사 4명의 도정 역사를 볼 수 있게 꾸몄다. 도지사 침실은 김관영 전북지사 등이 추천한 책으로 채운 '100인의 서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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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예술가 8명 '들턱전' 열어
하양집 1층에선 지난 14일부터 회화·조소·공예 등 지역 청년 예술가 8명이 참여한 '들턱전'이 열리고 있다. 들턱은 새집에 이사한 뒤 손님을 맞는 집들이의 순우리말이다. 도문화관광재단 정명조 예술회관운영팀장은 "들턱전은 새롭게 단장한 하양집을 열기 전 맛있는 음식 대신 좋은 작품을 대접한다는 의미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전주 한옥마을(풍남동)에 자리한 전북지사 관사는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로 지은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연면적 402㎡)이다. 1976년 도가 매입해 19년간 부지사 관사로 사용하다가 1995년 민선 이후 도지사가 입주했다. 관사 리모델링은 2022년 7월 취임한 김 지사가 "도민께 돌려드리는 게 도리"라고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추진됐다. 김 지사 부부는 현재 도청 인근 전세(보증금 2억원) 아파트(84.18㎡)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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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청와대' 부산시장 관사도 개방
그간 "관사=권위주의 시대 산물"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광역자치단체장 상당수는 관사를 도서관(제주) 등으로 개조해 시민에게 돌려줬다. '남쪽 청와대'로 불리던 옛 부산시장 관사(현 부산시 열린행사장)도 국제 학술회의 등 각종 행사를 비롯해 강연·전시·공연 장소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 오는 9월 전면 개방한다.
이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2022년 지방선거 때 "관사를 부산시민에게 온전히 되돌려 주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내부 인테리어와 조경 공사가 진행 중으로, 공정률은 약 80%다.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옛 부산시장 관사는 애초 대통령 별장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41억5700만원을 들여 1985년 2월 지었다. 본관은 2147㎡이고, 축구장 2.5개 크기 부지(1만8015㎡)에 나무 2만3000여 그루를 심었다. 역대 민선 부산시장 12명이 2020년 4월까지 관사를 사용했다. 이후 관사 개방을 요구하는 시민 요청에 따라 민속관·숲속어린이도서관 등으로 활용됐다. 2022년엔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재벌 집으로 등장하면서 관광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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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강원 3곳 남아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경북·강원 등 3곳은 여전히 관사를 사용 중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2년 6월 시 예산 8억9600만원을 들여 대구시 남구 한 아파트(137.1㎡)를 관사로 매입했다. 다만 전기세 등 관리비는 홍 시장이 내고 있다. 홍 시장은 2022년 7월 본인 소셜미디어(SNS)에 "공직자가 지방 근무 때 숙소를 제공해 주는 것은 호화 관사 문화와는 다른 것"이라고 적었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쓰는 관사는 춘천시 봉의동 단독주택(연면적 414.8㎡)으로 광역단체장 관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022년 6월 당선 직후 "주택을 지어 나가겠다"고 했지만, 집 지을 땅을 구하지 못해 월세를 내고 경북도청 내 대외통상교류관을 관사로 쓰고 있다.
전주·부산=김준희·위성욱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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