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아메리카 방패 같은 신소재 만드는 '열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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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물질도 필요할 수 있다.
표준연 전략기술연구소 우주극한측정그룹을 이끄는 이근우 책임연구원은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를 이용하면 우주와 유사한 무중력 환경을 구현해 소재의 물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다"며 "현재 선진 항공우주국에서는 위 장치로 우주에서 진행될 다양한 실험을 지상에서 사전 수행해 비용을 절감하고 연구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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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 공중부양 장치 활용, 신물질 만들어지는 이유 규명
우주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물질도 필요할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일본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독일(DLR), 중국(CSA) 등이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를 개발해 연구하는 이유다. 뒤늦게 연구를 시작했지만 우리 연구진이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해 신물질이 만들어지는 이유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오는 27일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우주개발 시대에 필요한 극한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신소재 물질을 우리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마블 영화의 주인공 캡틴아메리카가 사용하는 방패의 재료인 ‘비브라늄’ 같은 새로운 신소재도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 17일 자체 개발한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로 초과포화 환경에서 물질의 결정화 과정을 분자 단위까지 관측하고 분자 구조의 대칭성 변화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물질이 형성되는 원인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표준연 우주극한측정그룹은 2010년 자체 개발에 성공한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로 수용액을 공중에 띄운 후 400% 이상의 초과 포화(supersaturation) 상태를 구현해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성과는 미국과 일본 우주 당국이 보유한 기존 기술로도 포화 농도의 200% 수준만 구현 가능했던 정밀 관측의 수준을 배나 뛰어넘은 쾌거다.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는 두 전극 사이에 중력을 극복할 만큼의 강한 전압을 걸어 물체를 부양시킨다. 물질을 공중에 띄우면 접촉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물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분자 구조 측정에 방해되는 물 분자 수도 줄이면 결정화 과정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로 분자 구조 측정에 방해되는 물 분자 수를 용질 분자당 한 개 또는 두 개까지 줄여 정밀하게 결정화 과정을 확인했다.
새로운 물질상이 생기는 현상은 1890년대 독일의 화학자 빌헬름 오스트발트가 발견했다. 오스트발트는 일정한 온도에서 용질이 용해도 이상으로 녹아 있는 상태인 과포화 상태의 수용액에서 물질이 결정화될 때 안정된 물질상이 아닌 준안정 상태의 새로운 물질상이 생기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수용액 내 용질의 분자 구조 변화가 주된 요인이라는 가설이 유력했지만 분자 단위까지 관측해 증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연구팀을 아울러 공중부양 장치를 이용해 4000켈빈(K·3726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을 구현, 내열 소재인 텅스텐(W), 레늄(Re), 오스뮴(Os), 탄탈럼(Ta)의 열물성을 정밀 측정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역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우주 발사체, 항공기 엔진, 핵융합로 등 우주와 국방 분야 등에 꼭 필요한 초고온 내열 소재의 정확한 열물성 값을 제공해 설계의 안전성·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를 기반으로 초고온·초과포화·초고압의 극한 환경에서 소재의 물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극한소재 통합 측정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표준연 전략기술연구소 우주극한측정그룹을 이끄는 이근우 책임연구원은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를 이용하면 우주와 유사한 무중력 환경을 구현해 소재의 물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다"며 "현재 선진 항공우주국에서는 위 장치로 우주에서 진행될 다양한 실험을 지상에서 사전 수행해 비용을 절감하고 연구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과 표준연 기본사업 ‘첨단소재 측정플랫폼 기반 구축’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4월호에 게재됐으며 에디터 하이라이트(Editor‘s highlight)에도 선정됐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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