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총격에 숨진 박현숙 열사 추모비…44년만에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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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장례를 돕기 위해 관을 구하러 전남 화순으로 가던 도중 계엄군에게 숨진 고(故) 박현숙 열사(당시 16세)를 기리는 추모비가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에 세워졌다.
송원여상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은 20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구 송원여상 교내에서 '박현숙 열사 추모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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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장례를 돕기 위해 관을 구하러 전남 화순으로 가던 도중 계엄군에게 숨진 고(故) 박현숙 열사(당시 16세)를 기리는 추모비가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에 세워졌다.
송원여상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은 20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구 송원여상 교내에서 '박현숙 열사 추모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오준환 송원여고교장과 원순석 5·18재단 이사장, 양재형 공법단체 5·18유족회장, 박 열사의 유족인 박대우 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등 내외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와 추모영상을 시작으로 오 교장의 추모사와 원 이사장의 기념사, 박 연구원장의 유족인사, 추모비 제막식과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박 열사는 5·18 당시 송원여상에 3학년으로 재학중으로 전두환 신군부의 대표적인 양민학살 사례인 광주 동구 소태동 주남마을 마이크로버스 총격 사건의 희생자다.
광주민주화운동 기간 박현숙 열사는 희생자들의 장례를 돕는 활동을 했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광주 시내 곳곳에서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했고 급기야 장례를 치르기 위한 관마저 바닥나버린 참혹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때마침 광주 인근의 화순군에 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열사를 비롯한 시민들이 버스에 올라 화순으로 향하던 중 광주를 외부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해 매복해있던 계엄군의 총격에 17명의 시민이 희생됐던 것이 '주남마을 사건'이다.
추모사에 나선 오 교장은 "추모비에 ‘그날’을 다 담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박현숙 열사 기념 공간의 존재가 우리 후배들에게는 일상에서 5·18을 배울 수 있는 진정 살아있는 교과서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며 항상 자랑스러운 박현숙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뜻을 전했다.
이진 추모회장은 "박현숙 열사의 희생은 5·18민주화운동이 갖고 있는 공동체정신과 대동세상의 의미를 우리 사회에 심어 준 상징적인 사건이다"며 "앞으로 그 정신을 지켜가면서 상생과 희망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후대에 남겨진 과제다"고 밝혔다.
박 열사의 친언니인 박현옥 유족회 전 사무총장은 "국가보훈부는 정부기념식 당일 집을 찾아 '죽을 죄를 지었다'고 사죄했다. 앞으로는 희생자와 유공자들을 예우하는데 신경을 더 쓰지 않을까"라며 "동생이 몸바쳐 헌신했던 순간들이 추모비를 통해 영원히 기억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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