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우리가 쓰고 버려지는 '티슈 노동자'인가" 간호법 제정 촉구
“간호사들은 필요할 때 한번 쓰고 버려지는 ‘티슈 노동자’인가?”
대한간호협회(간협)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며 21대 국회 내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회견에서 “21대 국회를 10여일 남긴 오늘까지도 여야 정치인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서로 싸우느라 회의 소집조차 안하고 있다”며 “정치인들은 정치 쇼를 멈추고, 간호법 제정 약속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유의동·최연숙 국민의힘 의원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간호 관련 3개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제출했다. 간호법은 지난해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이번 정부 수정안에는 당초 다른 의료계 직역들의 반발을 샀던 ‘지역사회’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보건의료기관, 학교, 산업현장 등 간호사들의 근무 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도 명확히해 법제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달 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여야 정쟁으로 상임위 개최가 멈추면서 간호법 처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탁 회장은 국회를 향해 “환자를 떠난 의사들과 자신의 정치 싸움을 위해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인이 무엇이 다른지 답해야 한다”며 “나중에 만들겠다는 무책임한 말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탁 회장과 간협 임원들은 회견에 앞서 티슈를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탁 회장은 “우리 간호사들은 스스로를 ‘티슈 노동자’라고 부른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지만,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탁 회장은 “매년 2만 4000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지만, 1년 이내에 57%인 1만 4000명이 간호사를 포기한다. 5년 이내에 80%가 간호 현장을 떠난다”며 “그 이유는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불확실한 미래, 불법에 내몰리는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기에, 간호 관련 법안이 없어서 생기는 일”이라며 “숙련된 간호사가 없어도 마치 휴지를 뽑듯이 간호사를 사용하고, 부족하면 새로 뽑으면 되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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