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5000만원'에도 구인난…"버스 기사님 모셔요" 부산 비명
부산과 경기도 등 대도시권 지자체가 마을ㆍ시내버스 운전기사 모시기에 진땀을 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운수 종사자가 배달업계로 빠져나가는 등 몇몇 요인으로 대중교통을 대표하는 버스기사가 구경하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채용 설명ㆍ박람회를 활성화하고 버스 기사 처우를 개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부산 첫 버스 채용설명회, 1000명 모였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부산시와 시내ㆍ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공동 주최한 ‘2024 부산 버스 승무원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부산에서는 시내ㆍ마을버스 286개 노선 3088대가 운행되고 있다. 유류비를 포함한 표준운송원가를 지원하는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시내버스 기사 초봉은 50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버스(초봉 3000만원대)보다 처우가 좋다. 이에 마을버스 기사로 먼저 취업해 1, 2년간 경력을 쌓은 뒤 시내버스로 옮겨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임금 수준이 낮은 편인 부산에서 시내버스 기사는 좋은 일자리로 인식돼 2010년대까지 경쟁률이 높았다.
하지만 버스기사 구직 업계 분위기는 달라졌다. 승객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버스 관련 민원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은 배달업계 쪽으로 눈을 돌리는 운수 종사자도 많았다. 버스조합 측에 따르면 실제 부족한 버스기사 숫자는 2021년 130명에서 지난해엔 401명으로 크게 늘었다. 버스 회사는 남은 기사가 일을 조금 더 하거나, 정년이 지난 기사를 촉탁직으로 모셔가는 방식으로 운행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시 집계를 보면 지난해 시내ㆍ마을버스의 수송분담률은 22.2%를 차지했다. 지하철(18.7%)보다 높아 가장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이에 부산시와 버스조합 측은 구인난을 해결하려고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부산에서 버스기사를 채용하기 위한 설명회가 열린 건 처음이다. 부산시와 조합은 40, 50대 1000여명이 관심을 갖고 설명회장을 찾았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본다.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필요한 경력이나 면접 관련 팁을 얻기 위해 설명회장을 찾은 이들이 많았다”며 “‘시내버스 기사가 되려면 백이 있어야 한다’는 식의 오해도 설명회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와 조합은 추가 설명회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정기 박람회, 기사 처우 개선 나선 경기도
버스 수송분담률이 14.9%인 경기도 또한 고질적인 버스기사 수급난을 겪고 있다. 경기도는 서울과 인천 등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되는 지역의 버스기사 급여가 경기도와 비교하면 60%가량 많고, 이들 지역으로 이직하는 이들이 많아 버스 운전기사 구인난이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 지난해에는 일산의 한 마을버스 회사가 버스 내부에 ‘격일제 근무. 월급 최고 350만원. 고령자도 환영. 서울 취업 지원’ 등 문구를 붙이고 운전기사 구인에 나서 화제가 됐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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