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개행보, 국민 보기엔 고약한 활동 재개"
[이영광 기자]
▲ 대화 나누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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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청탁금지법 고발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전담팀을 꾸려 수사할 것을 지시한 뒤, 11일 만인 13일 검찰 고위급 인사가 발표돼 논란이다. 이번 인사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모두 교체되면서 일각에선 이를 두고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대변인이었던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서울지검장으로 보임되면서 의심의 눈초리가 강해지고 있다.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를 비롯해 총선 후 정치권 상황을 짚어보고자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 지낸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을 지난 16일 서울 충정로역 근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서 소장과의 일문일답.
- 검찰 후폭풍이 큰 것 같습니다. 대통령실도 예상 못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왜 이 시점이었을까요.
"결국 김건희 여사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적인 영역이 아니라 사적인 영역 같아요. 명품백 문제, 주가 조작 문제는 공적으로 법적 책임 물어야 되는데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는 보호해야 할 배우자일 뿐이에요. 국민이 국정 운영하라고 대통령을 뽑아놨지 좋은 남편 노릇 하라고 뽑아놓은 거 아니거든요. 근데 국민이 이 엄중한 자리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사사된 권력을 쓴다? 이런 걸 보통 직권남용이라고 하거든요.
지난 2년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공사 구분 못 했죠. 용산으로 올 때 대검에 있던 식구들 다 데려왔잖아요. 채 해병 특검 자체도 대통령실에 수사 혐의가 분명히 있음이 드러나고 (있으니) 대통령이라면 먼저 나서서 '이거 즉각 수사해라, 이게 대통령실이 채 해병의 순직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수사 외압에 들어가면 되겠어?'라고 해야 되거든요. 안 하잖아요. 그러니까 결국 공사 구분이 자체적으로 안 되는 사람이에요. 본인이 황제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죠. 본인이 법이죠."
- 언론 보도 등을 보면, 명품백 수수 의혹은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명품백 사건은 김건희 여사가 부정 청탁의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하더라도 명품백 받게 된 배경이 인사 청탁이 있었는지, 인사 개입이 있었는지, 그리고 국정에 대한 어떤 개입이 있었는지가 요체입니다. 현재 이원석 검찰총장이 명품백을 부정 청탁금지법 하나만 가지고 수사 하면 김건희 여사는 쉽게 털 수가 있어요. 근데 저는 이번 인사 자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이원석 사단을 못 믿는 거라 생각해요."
"한동훈, 윤 대통령과 이젠 거리 두자 판단했을 듯"
- 일각에는 이번 일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대결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그게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데 그런 조짐이 있죠. 결국 구도와 상황과 패턴을 보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할 때 윤한갈등이 있었잖아요. 그때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굉장히 서운했을 거예요. 그리고 총선 이후에도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듯한 상황으로 변하면서 아마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제는 거리를 두자고 판단 했을 것 같아요."
- 지난주에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언급이 있었잖아요. 어떤 의미일까요? 일각에서는 작별로 보기도 하던데.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정치인이라고 얘기했는데요. 결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적으로 잘 판단하라고 얘기한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 연락 한번 해서 보겠다고 한 건 20년 지기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거리가 있고 이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자신의 거리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걸 스스로 고백한 거죠. 예를 들면 20년 지기라고 하고 돈독한 사이라고 하는데 그 전화 한 통 하기 힘들어요? 제 생각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불편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윤석열 대통령과 점점 더 멀어지기 위한 행보를 하고 있지 않나 해요."
- 한동훈 위원장은 전당대회 나올까요?
"그건 본인이 결정하겠지만 저는 나올 공산이 크다고 생각해요. 제가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정치적 구도와 상황 패턴이거든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등판할 수 있는 첫 번째 요건은 윤석열 대통령과 각 세울 수 있는 정치 상황이에요. 지금 보면 총선 이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잘할 기미를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국민의힘도 바뀔 기미가 하나도 보이지 않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나와서 각을 세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거예요."
- 오늘(16일) 김건희 여사가 공개 행보를 했다고 해요.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 오찬 했잖아요. 활동 재개한 걸까요? 시기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우연치고 국민 보기에 너무 고약한 활동 재개라는 생각이에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가 최재영 목사 조사 이후 대통령 배우자 소환을 앞둔 시점에서 수사팀을 공중분해 시킨 뒤에 이뤄진 공개 일정이죠. 너무 노골적으로 대통령 배우자를 위해 국정운영이 비정상적으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 |
ⓒ 서용주 제공 |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지지도가 20%대에 머무르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박근혜 정권을 한번 돌이켜보면, 탄핵 시점에서 국정 지지도가 25%였습니다. 그러니까 25%보다 낮은 국정 지지율을 지금 보이고 있어요. 총선 이후 사실상 레임덕이죠. 그러니까 국정을 이제 그만해달라는 신호입니다.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이걸 회복하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근데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 끝난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뭐가 바뀌었어요? '나는 잘했는데 왜 국민 여러분 이해를 못 하세요?'라는 것밖에 없거든요. 그걸 보는 국민들은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저는 향후에 본인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어떤 메시지 낸다고 하더라도 그 메시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결국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 국민들에게 레임덕을 선고받았죠."
- 국민의힘이 총선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출구를 못 찾죠. 국민의힘의 출구를 못 찾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숨통을 놔줘야죠. 결국 국민의힘과 용산의 관계를 재정립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출구를 찾을 수가 없어요. 총선 이후의 민심은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자율성을 가지고 혁신하고 변화해라. 안 그러면 당신들한테 표를 줄 수 없고 신뢰를 줄 수 없다'예요. 보수 지지층 내에서도 국민의힘을 불신하기 시작했거든요.
출구를 찾으려면, 첫 번째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으셔야 됩니다. 그리고 정당 정치라는 측면에서 국민의힘이 자율성을 가지고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계속 쓴소리를 해줘야 됩니다. 그런데 지난 2년간은 윤석열 대통령이 말은 당무 개입 안 한다고 해놓고 당무 개입을 하면서 친윤의 당을 만들었잖아요. 거의 출장소가 됐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총선에서 심판받았잖아요."
- 비대위 면면을 보면 대부분 친윤이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떠나지 않는 이상 국민의힘은 자율성을 못 가져요.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특검 정국이 될 거예요. 그러면 국민의힘이 자율성을 갖고 특검 통과시켜 준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가만히 두겠어요? 결국 그 특검 막으려면 국민의힘을 본인이 또 장악해야 합니다. 그러나 108명에서 8명이라도 이탈하면 거부권 자체가 의미없게 돼버리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더욱더 강한 친윤의 대표를 앉혀야 되는데 그조차 인물난을 겪는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 친윤들은 나름대로 당원 100%를 가자는 것이죠. 결국엔 그걸 비대위에서 결정하잖아요, 그러니까 비대위를 친윤 일색으로 하고 싶어 하죠."
-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걸로 보여요. 그럼, 재의결 해야잖아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저는 재의결이 될 공산도 높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21대 국회에서의 마지막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결이 들어왔을 때 국민의힘 전체 의석수 중에 낙천 낙선한 분이 55명이에요, 그중에 17명이 필요하잖아요. 그중에 또 안철수 의원도 끼어 있어요. 그러니까 1명을 빼면 16명인데 그렇게 따졌을 때 특검 용인할 사람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무모하지는 않아요. 보수 여론조사에서 많은 보수가 빠져나갔듯이 국민의힘 의원들 일부도 그렇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까 말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지금 계속 수를 세겠죠..."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에 당선된 우원식 의원에게 축하꽃다발을 건네주고 있다. |
ⓒ 유성호 |
- 민주당 이야기해 볼게요. 오늘 국회의장 경선 했는데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어요. 이변인데 어떻게 보세요?
"일단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건 의원들이 나름대로 민심 쪽 손을 들어준 게 아닌가 해요. 그러니까 강성 일변도보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입법부 수장의 모습을 (생각하며) 추미애 당선자보다 우원식 의원 쪽에 손을 들어준 결과죠."
- 두 후보가 명심 경쟁했고 이재명 대표가 추미애 당선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알려졌잖아요.
"제가 누누이 방송에서 명심은 추미애 당선자에 안 갔다고 얘기했던 사람이고요. 이번에 추미애 당선자로 단일화로 정리됐던 모양들은 결국 명심이 당심을 이기지 못했던 것뿐이에요. 결국 추미애 당선자가 많은 당심을 가지고 강하게 압박한 결과로 명심이 나한테 왔다고 했는데, 결국 오늘 결과로 추미애 당선자의 말에 거짓이 있는 게 드러난 거잖아요. 명심은 추미애 당선자에 있던 게 아니었던 것이죠."
- 근데 명심이 어디 있는지 따지는 게 문제 아닌가요?
"그렇죠. 입법부의 수장을 뽑는데 야당 대표의 마음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이 보기에 이례적이었고 그렇게 썩 보기에 좋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국민들이 봤을 때 윤석열 정부와 제대로 된 입법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여기까지는 용납이 됐어요. 근데 명심 경쟁을 하는 것들이 이재명 대표에겐 도움이 안 돼요. 결론적으로 우원식 국회의장 선출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당선된 분들을 비롯한 많은 의원이 이재명 지키기를 한 것이죠. 추미애 당선자가 후보 선출 전에 대선 불출마를 했다면 의장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잠재적인 대권 주자인 추미애 당선자를 국회의장으로 뽑았을 때 이재명 대표에게 리스크가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아요."
-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지도부의 리더십 타격은 없을까요?
"저는 이재명 대표 리더십이 재확인됐다고 봐요. 22대 당선자들이 여러 추미애 후보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강한 압박을 이겨내고 우원식 의장 후보를 선택한 건 민주당 대권주자로 추미애보다 이재명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거라고 보면, 리더십 타격이 아닌 재확인이죠. 박찬대 원내대표는 당 갈등 확산 방지 차원이라고 봐야죠. 교통정리는 할 수도 없는 위치예요."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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