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벼 재배하던 천수만 간척지, 충남 미래 먹거리 보고로 뜬다
도심형미래항공 허브로 도약 준비
생명공학硏 서산분원 유치 재도전
충남 서해안 천수만 간척지에 무인기 연구개발 활주로와 도심항공교통(UAM)·미래항공기체(AAV) 센터 구축 사업 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최대 간척지인 충남 서산·태안 천수만 A·B지구 간척지가 벼 재배단지를 벗어나 충남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충남도는 서산·태안 A·B지구에서 무인기 연구개발 활주로 구축, 그린 UAM·AAV 핵심부품 시험평가 기반 구축, 글로벌 홀티 콤플렉스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서산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타당성 재조사에 나서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무인항공기 연구개발 활주로 구축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 표명에 따라 청신호를 밝혔다. 이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가 태안 B지구 일원에 활주로, 통제센터, 연구동 등을 건립하는 25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서산 공군20전투비행단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태안에 추진 중인 무인기 연구개발 활주로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태안에 무인기 연구개발 활주로가 조성되면 대한항공과 현대차 등 방산기업이 모여들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2028년까지 천수만 B지구 서산 바이오·웰빙 연구특구 내 연구시설 부지에 320억원을 투입해 그린 UAM·AAV 핵심부품 시험평가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소전기 추진 시스템과 자율비행제어기 등 수소전기 UAM·AAV 핵심부품 성능과 양산성 평가 기반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올해 정부예산 30억원이 반영된 가운데 다음달까지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도전할 예정이다.
AAM산업 육성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과도 손을 맞잡았다. 도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서산·태안 일대를 도심형미래항공 등의 신사업 시설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도심형미래항공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충남도는 2027년 5월까지 천수만 간척지 B지구 51만5000㎡ 규모의 부지에 3300억원을 투입해 충남글로벌홀티콤플렉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생산·유통·가공·교육 등의 기능을 갖춘 스마트팜 집적단지(38만6100㎡)와 융복합단지(12만2100㎡)로 나뉜다. 스마트팜 집적단지를 통해 생산물에 대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융복합단지는 네덜란드와 협업해 교육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내 유력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충남글로벌홀티콤플렉스 조성에 순풍이 불고 있다. 도는 지난달 현대건설, KT 등과 충남글로벌홀티콤플렉스 조성에 대한 투자 유치와 기반시설 조성에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말까지 SPC(특수목적법인) 설립과 스마트팜 착공을 거쳐 2025년 시범 운영한 뒤 2026년에는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스마트팜 생산물 판매와 콘텐츠 운용 수익 등을 통한 매출은 연간 1100억원, 운영비 등을 차감한 투자 수익률은 15.5%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생명연 서산분원 유치를 위해 연내 타당성 재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경제성·정책성 등을 척도로 하는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도는 운영 계획을 보완해 오는 10월 재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서산분원은 B지구 서산 바이오·웰빙 연구특구 내 3만㎡의 부지에 2026년까지 396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280㎡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그린 백신 기반 기술 개발, 차세대 기술 기반 형질전환 동물 개발, 미세조류 활용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 개발, 동물 생산성 증대 원천기술 개발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게 된다.
생명연 설립으로 인한 생산유발과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각 4559억원, 1715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3511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태흠 충남지사 인터뷰
"천수만 A·B지구를 미래항공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육성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해 미래 먹거리의 보고로 만들 것입니다."
김태흠(사진) 충남지사는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수만 A·B 지구 간척지는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쌀 소비 감소로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도심항공교통(UAM) 선발 주자로 나선 전남 고흥 등 다른 지자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흥 같은 경우 국토부가 주관하는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사업을 유치해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의 UAM·AAV 개발기업과 연구소는 수도권과 대전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고흥과 거리가 멀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산간척지 B지구에 실험시설이 들어서면 기업이나 연구기관에게 접근 편의성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부지역보다 태풍 피해가 적고 지진발생 이력도 없는 등 자연재해 측면에서도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천수만 간척지가 충남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 지방소멸 대응에도 일정부분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지사는 "항공산업의 생산유발계수는 반도체산업의 약 2.4배, 자동차산업의 1.8배에 달한다"면서 "고용효과가 높기 때문에 관련 기업이 유치되면 지속적인 인구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학과를 보유한 한서대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대학생의 지역정착을 유도해 지방소멸 대응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의 개척정신이 서려 있는 천수만 A·B지구는 지역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인구유입 효과를 가져올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김성준 기자 ks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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