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탄 헬기 '비상착륙'…구조대 급파, 생사확인 안 돼"
에브라힘 라이시(63)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비상착륙해 구조대가 급파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개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사고 원인은 물론 라이시 대통령의 신변 이상 여부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통신 IRNA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에서 헬기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는 사고 발생 지역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에 있는 도시 졸파 인근이라고 전했다가 이후 그보다 더 동쪽에 위치한 마을인 우지 인근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는 총 3대였는데, 2대는 무사했으나 1대가 비상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착륙한 헬기에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일행 중에는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 등 다수 관료들도 포함됐다.
아마드 바히디 내무장관은 국영TV 인터뷰에서 “다양한 구조대가 해당 지역으로 이동 중이지만 날씨가 좋지 않고 안개가 짙기 때문에 수색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명이 위태롭다”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라이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고, 이란 현지 매체들은 이란 국민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준공식에서 “적들은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의 관계 발전을 보고 싶어하지 않지만, 우리는 공통으로 경제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다양한 종류의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제 제재로 인해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의 군용 항공기는 대부분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에 만든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내 대표적 강경 보수파인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021년 8월 제13대 이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슬람 원리주이자인 라이시 대통령은 사법부 수장을 지냈으며, 핵무기 개발 등 반(反) 서방 기조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AP는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자로 여겨지며 일부 분석가들은 라이시 대통령이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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