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이 시게토의 마켓 나우] 일본경제 판가름할 IT 투자, 문제는 인력
일본의 노동력 부족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임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동시에 노동력 부족은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더욱 제약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 기업은 궁극적으로 임금 인상을 더는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점점 더 많은 수의 기업들이 정보기술(IT)에 사활을 걸고 있다. IT는 노동력 투입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IT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중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최근 IT 투자 의지가 강해졌다.
성공적으로 채택된다면, IT 기술은 노동력 수요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고 간소화하여 중기 성장 전망을 개선할 수 있다. 도입 속도에 따라 생성형 AI는 2032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선 대비 1.8~4%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AI 투자가 기업들의 성공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AI 투자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 인적 자본과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여러 해가 걸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상당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또한 모든 국가가 AI가 가져올 혜택을 동일하게 누리는 것은 아니다. 국가 간 AI 혜택 격차를 만들어내는 요인으로는 AI를 구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인적 자본의 규모, 그리고 경제에서 자동화가 가능한 서비스 부문의 비중과 같은 것들이 있다.
생성형 AI를 포함한 IT 투자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일본 경제의 경우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IT 인력 부족이다. IT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대부분 자사의 비즈니스 전환에 필요한 적절한 IT 투자를 실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특히 심각한 노동력 부족과 낮은 생산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경우 IT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걱정스럽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노동자 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IT 능력을 개발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년층 인력에 IT기술을 재교육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촉박하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에서 지속된 디스인플레이션 균형이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최종적으로 깨질지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판가름날 것이다.
나가이 시게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일본 대표·전 일본은행 국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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