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베팅” 미국 AI 데이터센터에 10조원 몰렸다
AI 특화 데이터센터 호황
조(兆) 단위의 막대한 자금이 인공지능(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엔비디아가 투자해 화제를 모았던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코어위브’(CoreWeave)는 최근 75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최근 부채 금융(debt financing)으로 세계적인 투자 회사 블랙스톤과 칼라일 그룹, 블랙록 등으로부터 75억 달러를 조달했다. 부채 금융은 주식 금융(equity financing)과 달리 지분을 넘기지 않아도 되지만, 이자 비용과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WSJ은 “민간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전했다. 마이클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공동설립자는 “이번 대규모 금융 조달은 AI 인프라에 대한 시장의 끊임없는 욕구와 이들에게 최첨단의 혁신을 제공할 수 있는 코어위브 능력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코어위브는 이번 금융 조달을 포함해 지난 1년간 주식과 채권 투자자들로부터 120억 달러(16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코어위브는 이렇게 확보한 대규모 투자금으로 지난해 14개였던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올해 그 두 배인 28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급부상한 기업이다. 2017년 암호화폐 채굴 회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19년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GPU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코어위브는 지난해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받고, 대규모 GPU 공급 파트너십까지 맺으며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엔비디아는 수요가 폭등한 GPU를 기존 클라우드 주요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아닌 코어위브에 제공하기로 했다. AWS나 MS 등이 GPU 부족으로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하자, 그 반사 이익을 코어위브가 얻은 셈이다.
2018년부터 주춤했던 데이터센터 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생성 AI가 확산하면서 2021년부터 반등하더니 최근엔 2차 호황기로 접어들었다. 특히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서버 10만대 이상’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대세다.
빅테크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MS와 오픈AI는 최근 2028년까지 1000억 달러(135조원)를 투입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도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에 약 1500억 달러(약 202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상업용 부동산 투자사 CBRE와 삼성증권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2022~2026년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대비해 데이터센터 증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에 축구장 9개 규모(약 7만3712㎡)의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0개였던 국내 데이터센터는 2027년 74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선 2~3년 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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