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음주운전 했다”…뺑소니 사고 열흘 만에 시인
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사고 발생 열흘 만이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김씨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입장문을 통해 “음주운전을 했고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사람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측도 “최초 공식 입장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김씨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부터 “술잔을 입에 댔을 뿐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김씨가 입장을 바꾼 건, 경찰이 여러 정황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가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만났던 유명 가수 B씨와 개그맨 C씨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했다. 김씨가 매니저에게 “술 먹고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으니 경찰에 대신 가달라”는 취지로 요청하는 음성 녹취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운전과 증거인멸을 시도한 여러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만큼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당일 오후 4시쯤 강남의 한 스크린골프장에 소속사 대표와 유명 가수와 개그맨 등 4명과 머물렀다. 이때 김씨 일행은 음식과 맥주를 주문해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쯤 신사동 소재 음식점으로 이동한 이들은 식사하며 소주 7병과 음료수 3병도 곁들였다. 이후 오후 7시30분쯤 청담동 유흥주점으로 이동할 때와 11시쯤 귀가할 때, 김씨가 대리운전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후 11시50분쯤 뺑소니 사고가 발생했고, 김씨는 경기도 구리시의 한 호텔에 머물다가 사고 발생 약 17시간 뒤 경찰에 나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검사를 받았다. 이 사이에 김씨 매니저가 경찰에 나와 허위 자백을 했다.
경찰은 김씨가 증거를 인멸하려 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김씨가 사고 뒤 현장을 떠났다가 17시간 뒤에 경찰에 나온 점, 매니저가 허위 자백을 했던 점,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훼손된 점 등을 고려할 때 김씨와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이 제기된 상태다.
정세희 기자 jeong.sae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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