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복심’ 김경수 귀국…친문 “비명계 선두주자 가능성”
지난해 8월 영국 런던으로 떠났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9일 일시 귀국했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 전 지사는 취재진과 만나 “국민께 미래와 희망을 말씀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송구하단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사과했다. 이어 “그만큼 더 보고 듣고,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제 처지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가 9개월 만에 귀국한 건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의 귀국을 두고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정치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고민정 의원)이란 기대감과 “당내 평가나 관측이 있더라도 모든 것은 결국 순리대로 될 수밖에 없다”(한민수 당선인)는 견제 심리가 엇갈렸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민주당 간판으로는 유일하게 경남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김 전 지사의 이력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특히 김 전 지사가 국내에 머무는 한 달간 누구를 만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 전 지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봉하마을 추도식까지 가니까 찾아뵈어야 하지 않겠나”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이제 막 도착했으니 여러 사람을 뵙고 연락도 하려 한다”고 했다. 한 친문계 의원은 “김 전 지사는 대중적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비명계의 선두주자로 세력화할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 손에 김경수의 정치 스케줄이 달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전 지사는 현재 복권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단행할 경우, 이른 시일 내에 김 전 지사가 정계에 복귀해 야권 내 또 다른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경수 복권’이 협치 행보이자, 야권 내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카드 아니겠나”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명심’에 기댄 추미애 당선인의 탈락으로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점도 김 전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 민주당 인사는 “김 전 지사가 복권되면 아직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대표와 대비돼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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