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시체더미서 가져갔다…어느 미군의 '양말 속 국새'

강혜란 2024. 5. 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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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도 홀린 경복궁의 밤, 원조는 고종의 ‘건달불’


경복궁의 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전깃불을 밝힌 곳이 어딜까. 정답은 경복궁. 1887년(고종 24) 3월 경복궁 내 건청궁 뜰과 명성왕후가 거처하던 곤녕합 등에 처음으로 아크등이 켜졌다. 토머스 에디슨이 1879년 백열전구를 발명한 지 불과 8년 만이었다.

당시 고종의 전기 도입은 일차적으로 신문물에 대한 관심이었지만, 여기에 임오군란(1882년)과 갑신정변(1884년) 등 잦은 변란도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원정에서 전력을 끌어다썼던 전기등은 전원 공급이 불안정해 자주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 탓에 ‘건달불(乾達火)’로 불렸다. 끝내 을미사변(1895년)을 피하진 못했으니, 문제는 전깃불이 아니었던 셈이다.

요즘 야간개장 중인 경복궁은 ‘밤의 정취’를 뽐내며 국내외 관람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세계적 패션 명가 구찌도 그 풍경에 반해 지난해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근정전 옆에서 열었다. 지금과 같은 경복궁 조명이 갖춰진 건 2018년. 600년 전 ‘일월성신(日月星辰)’ 개념을 토대로 “14세기 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유럽 건축조명 잡지의 평가)을 구현했다. 경복궁 조명을 이해하는 건 새 수도에 지은 법궁(法宮)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는 곧 조선 건국정신을 곱씹어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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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도 홀린 경복궁의 밤, 원조는 고종의 ‘건달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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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백인 여성 옆 달항아리…이 사진서 ‘100년 사연’ 찾았다


구본창 사진작가가 늘 휴대폰 앨범에 넣어다니는 사진. 달항아리 등 백자 연작을 찍게된 계기가 된 사진이다. 전민규 기자

최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사진작가 구본창(71)의 대규모 회고전에선 그의 대표작인 ‘백자 연작’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가 이 시리즈를 찍었을 땐 달항아리란 용어가 공식적으로 쓰이기 전, 해외에 흩어진 우리 백자의 유출 경위에 대한 본격 연구도 이뤄지지 않았을 때다.

그가 전세계에 흩어진 우리 백자를 찾아서 찍기 시작한 건 오래전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나이든 백인 여성이 세월의 때가 묻은 큼직한 달항아리를 옆에 두고 초탈하게 앉은 모습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알게 된 바 여인은 유럽의 유명한 도예가 루시 리로 사진은 그가 87세 때 일본 전시회를 앞두고 촬영됐다.

옆의 달항아리는 원래 영국령 홍콩 태생의 도예가 버나드 리치(1887~1971)가 1935년 한국 방문 때 반닫이(궤)와 함께 사간 것이었다. 한참 나이가 많은 유부남이었던 리치는 젊고 재능 있는 루시 리의 작업을 후원하는 한편 연정을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 1943년 달항아리는 루시 리의 스튜디오로 넘어갔다. 훗날 리치의 편지엔 “우리의 추억을 담아 한국 항아리를 간직해 달라”는 말도 나온다.

달항아리는 지금 영국박물관에 있다. 2000년 한국실 개관을 앞두고 때마침 옥션에 나와 박물관 측이 구매했다. 구본창 작가도 처음 실물로 만나 사진을 찍었다. 그는 “고려청자처럼 이미 알려진 것 말고, 덜 드러났지만 매력적이고 가치가 있는 것을 조명해 보려는 마음”에서 백자 연작을 찍었다는데, 그렇게 더해진 ‘달항아리 열풍’은 방탄소년단 RM까지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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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백인 여성 옆 달항아리…이 사진서 ‘100년 사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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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시체더미서 가져갔다…어느 미군의 ‘양말 속 국새’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 당시 우리 측에 반환한 대한제국 국새와 어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몰래 가져간 것을 한미가 공조해 반환 받을 수 있었다. 총 9과 가운데 국새인 황제지보(맨앞), 공문서용 인장인 준명지보(가운데줄 오른쪽), 고종어보인 수강태황제보(가운데), 유서지보(왼쪽)가 선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전쟁 발발 3개월째였던 1950년 9월. 미 해병 윌리엄 패턴은 서울 덕수궁 정문 인근에 쌓인 북한군 시체를 치우던 중 독특한 물건을 발견했다. 그는 이들을 양말에 넣어 1951년 미국으로 귀국할 때 가져갔다. 이후 60년 넘게 이 유물들은 패턴의 집 장식장에서 보관돼 있었다. 2012년 6월 패턴이 사망하자 가족들은 그가 남긴 물품의 가치와 가격을 알아보러 나섰고 이 과정에서 정보가 흘러나갔다.

“혹시 이 인장이 한국의 것인가?”

2013년 9월 23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e메일이 문화재청으로 왔다. ‘7개 인장(7 chops)’이라는 제목의 e메일에는 사진 일곱 장이 첨부돼 있었다. 김병연 사무관은 “사진 속 용 모양의 뉴(紐, 손잡이)를 본 순간 숨이 턱 막혔다”고 회고했다. 1897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수립하면서 자주국가의 의지를 상징하기 위해 새로 제작한 국새·어보의 특징이 고스란히 보였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답장을 썼다. “당신이 보낸 것은 한국의 역사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수많은 문화유산이 해외로 흘러나갔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집계에 따르면 우리 땅을 떠나 있는 문화유산이 24만 6000여점에 달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유물을 다 돌려놓으라고 할 수 있을까. 국민정서와 별개로 국제법상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를 이탈리아에 돌려보내라는 요구처럼 허황되게 들릴 수 있다. 과연 우리 문화유산 환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애당초 안 되는 경우는 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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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시키자” 누군 분노했다…미륵사지 두 탑 어색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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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전, 누가 왜 파묻었나…인사동 금속활자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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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탕한 관료 부인도 기록됐다, 조선왕조실록 ‘집요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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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 찍은게 아니다, 반가사유상 인증샷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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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 조깅하던 盧 한마디에…靑 미남불 110년 비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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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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