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 악몽’ 떨쳐낸 젠지, 창단 첫 MSI 우승 영광…LCK, 7년만 우승
LCK 팀, MSI 결승서 LPL 팀 최초로 꺾어
젠지, 2017년 롤드컵 우승 이후 7년만 국제대회 우승…리브랜딩 이후 첫 영광
젠지e스포츠(젠지)가 LPL 1시드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격파하고 창단 첫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을 차지했다.
젠지는 19일(한국시간) 오후 6시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열린 ‘2024 MSI’ 결승전 LPL 1시드 BLG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하며 우승 영광을 누렸다.
구단 첫 MSI 우승을 차지한 젠지는 2017년 SKT T1(현 T1) 이후 7년 만에 LCK로 MSI 우승컵을 가져오게 됐다. 또한 역대 MSI 결승에서 LPL 팀을 최초로 꺾은 LCK 팀으로 남게 됐다. 팀 역사로 봐도, 2017년 삼성 갤럭시 시절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이후 7년 만에 차지한 국제대회 우승이다. 젠지로 리브랜딩 이후 첫 우승이기도 하다. BLG가 패하면서 LPL은 MSI 연속 우승 기록에 제동이 걸렸다.
젠지가 1세트부터 ‘정글 카서스’를 꺼내 들었다. 블루 진영에서 크산테-카서스-요네-세나-탐켄치로 조합을 구성했다. BLG는 트위스티드 페이트-신짜오-니코-루시안-나미를 픽했다.
젠지는 초중반 카서스와 요네를 키우기 위해 소극적인 운영을 펼쳤다. 용 스택 2개를 내준 상황에서 3용을 막기 위해 18분께 전장으로 향한 젠지는 ‘쉰’ 펑리쉰에게 드래곤을 빼앗기며 용 스택을 일방적으로 헌납했다. 이후 웅크리던 젠지는 또다시 드래곤 시간에 맞춰 기지개를 켰지만 ‘쉰’에게 다시 당했다. 4용을 허용함과 동시에 구도가 망가졌고, 한타 대패를 당했다.
그러나 ‘LCK 최강’ 젠지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6분 ‘리헨즈’ 손시우의 ‘심연 잠수’를 활용해 거슬리던 ‘쉰’을 잘랐다. 상대 정글이 없는 틈을 타 바론 버스트 승부수를 던진 젠지는 긴 교전 끝에 바론 버프를 획득했다. 이어 무리하게 들어온 ‘빈’과 ‘나이트’ 줘딩을 제거하고 한타 승리도 챙겼다.
양 팀은 30분 장로 드래곤 앞에서 운명의 한타를 펼쳤다. 여기서 BLG는 ‘빈’ 천쩌빈의 플레이로 젠지를 공략했다. 그러나 이미 성장한 카서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캐니언’ 김건부는 먼저 터졌지만 죽고 나서도 궁극기로 딜을 폭발했다. ‘쵸비’ 정지훈도 함께 침투해 장로 드래곤을 챙겼다. 이어 33분 남은 장로 버프를 활용해 바론까지 획득했다.
다시 돌아온 장로 드래곤 타임. 37분 젠지는 과감하게 용을 먼저 건드렸다. 앞서 ‘쉰’에게 연속 스틸을 당했던 김건부는 이번에는 오브젝트를 완벽하게 지켰고, 장로 드래곤을 처치했다. 처형 버프를 두른 젠지 선수들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BLG를 섬멸한 젠지는 그대로 진격해 넥서스를 파괴했다. 젠지가 막강한 후반 밸류로 1세트를 선점했다.
2세트 젠지는 레드 진영에서 자크-세주아니-요네-칼리스타-블리츠크랭크로 조합을 꾸렸다. BLG는 카밀-신짜오-오리아나-바루스-애쉬를 선택했다.
젠지는 초중반 ‘리헨즈’ 손시우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갔다. 라인 스왑 과정에서 손시우의 블리츠크랭크가 ‘빈’ 카밀을 끌어 ‘페이즈’ 김수환에게 ‘퍼스트블러드’를 선물했다. 이어 6분 바텀 대치에서 손시우는 ‘엘크’를 당겨 또다시 김수환에게 킬을 선사했다. 계속된 교전에서도 젠지는 손시우의 환상적인 그랩으로 BLG 선수들을 하나 둘 잘라냈다.
19분께 젠지는 파괴적인 교전력으로 3인을 제거했다. 손시우는 그랩을 날릴 때마다 상대를 족족 끌어왔다. 곧바로 바론 버프까지 챙긴 젠지는 ‘빈’을 다시금 제거했다. 확실한 우위를 점한 젠지는 전방위로 BLG를 압박했다. 바론과 4용 버프를 두른 젠지는 BLG 진영에 들어가 에이스를 띄웠다. 31분 골드 차는 1만4000골드까지 벌어졌다.
BLG도 끝까지 반격에 나섰다. 젠지는 33분 김수환이 순간적으로 잘렸고, 장로 버프를 상대에게 내줬다. 하지만 BLG에 이 정도 이득으로는 이미 벌어진 격차를 극복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재정비한 젠지는 38분 상대 기지 앞에서 ‘에이스’를 띄웠다. 총 28킬을 올린 김수환은 경기 종료 시점에 ‘펜타킬’을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젠지가 세트스코어 2-0으로 매치포인트를 선점했다.
3세트 젠지는 레드 진영에서 럼블-리신-흐웨이-칼리스타-애쉬로 조합을 골랐다. BLG는 잭스-니달리-제이스-세나-탐켄치로 경기에 나섰다.
BLG가 10분께 젠지 바텀 듀오를 모두 잡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13분 깊게 들어온 탑-원딜-서폿을 일방적으로 제거했다. BLG는 무리하는 젠지를 침착하게 공략하며 이득을 챙겼다. 서로 미드 1차 포탑이 중요한 상황에서 20분께 BLG가 적극적인 플레이로 먼저 부쉈다.
젠지는 22분 드래곤을 둔 한타에서 3용째를 얻었으나 ‘쉰’ 니달리를 막지 못하면서 대패했다. 결국 바론 버프까지 BLG에 헌납했다. BLG는 탑·미드 2차 포탑을 부수고 5000골드 이상 격차를 벌렸다. 포킹 조합을 고른 양 팀은 31분께 미드에서 대치 싸움을 펼쳤다. 초반에는 젠지가 밀어내는 듯했으나 결국 ‘나이트’ 제이스 한 방을 맞고 패퇴했다. 두 번째 바론 버프도 BLG에 돌아갔다. 젠지는 이 와중에 4용 버프를 얻는 등 나름의 반격을 해냈다.
장기전으로 향한 경기. 마침내 BLG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39분 미드 대치에서 BLG는 ‘빈’ 잭스를 먼저 넣어 구도를 잡았다. 그리고 ‘쵸비’ 정지훈을 곧바로 잘랐다. ‘페이즈’ 김수환까지 잡고 ‘에이스’를 띄웠다. BLG는 탑으로 향했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BLG가 1-2로 추격했다.
4세트 젠지는 블루 진영에서 럼블-리신-아지르-세나-마오카이로 조합을 구성했다. BLG는 카밀-니달리-트리스타나-제리-노틸러스를 골랐다.
젠지가 라인 스왑 과정에서 다이브를 받아치며 ‘퍼스트블러드’를 기록했다. 소위 CS 먹는 마오카이, ‘리헨즈’ 손시우가 킬을 올린 점도 호재였다. BLG는 니달리의 기동성을 활용해 3유충과 첫 드래곤을 모두 챙겼다. 젠지는 잘 큰 마오카이를 활용했다. 손시우는 12분 탑 다이브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침투해 ‘엘크=온’ 듀오를 상대로 더블킬을 터뜨렸다. BLG는 소규모 교전에서 밀렸으나 ‘빈’과 ‘나이트’의 성장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시소게임에서 젠지가 좋은 한타로 흐름을 잡았다. 21분께 바론 근처에서 ‘온’을 잘랐다. 이후 바론을 치면서 상대를 끌었고, ‘빈’과 ‘나이트’를 처리하면서 바론 버프를 챙겼다. 마오카이 중심으로 밀고 나간 것이 효과적이었다. 버프를 두른 젠지는 탑 억제기를 부수고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BLG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1분 ‘빈’을 사이드로 돌림과 동시에 바론을 먹었다. ‘쉰’은 젠지의 방어 병력을 모두 뚫고 Q-강타 콤보로 귀중한 스틸을 해냈다. 다시 경기는 미궁에 빠졌다.
여기서 BLG가 바론 앞 한타 대승으로 쌍둥이 포탑을 모두 제거했다. 백도어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 젠지는 침착하게 백도어를 시도한 ‘빈’과 ‘쉰’을 연달아 자르고 4용과 바론을 챙겼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오히려 희망을 되찾았다.
양 팀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오른 순간, 젠지가 결정적인 한 방으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장로 드래곤 버스트에 성공했고, 동시에 백도어 시도도 막았다. 47분 초장기전 끝에 웃은 팀은 젠지였다. 젠지가 세트스코어 3-1로 경기를 승리하며 창단 첫 MSI 우승을 차지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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