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라인야후는 어떻게 될까 [편집장 레터]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4. 5. 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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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조선 영토 침탈, 이토 히로부미 손자: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 조선 대한민국 정부: 멍~”

지난 5월 11일 ‘라인’에 대한 일본 정부 행정지도를 지휘한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의 외고조부가 이토 히로부미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입니다. 이 대표는 해당 보도의 링크를 공유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에?”라고 쓰기도 했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5월 13일 독도에 가서 일명 ‘독도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라인 경영권이 일본 기업으로 넘어가면 디지털 갑진국치(甲辰國恥)로 불릴 것”이라며 “과거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정부도 친일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 정도로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굴종도 이런 굴종이 없다. 친일 정권을 넘어 종일(從日), 숭일(崇日)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2019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가 당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사태가 불거지자 페이스북에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노래 ‘죽창가’를 공유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라인’ 사태가 정치 쟁점과 한일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업들은 또다시 5년 전처럼 일본 제품 불매 사태가 벌어지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다네요. 사태는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지분 정리를 압박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일본 국민의 중요한 정보가 담기고 사회 인프라의 주축으로 성장한 ‘라인’을 한국 회사인 네이버가 관장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죠. 현재 라인야후 최대주주는 지분 64%를 보유한 A홀딩스고,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강탈이네, 정부의 직무 유기네, 100만 개미 속 타네… 말이 많지만… 이 와중에 정작 가장 중요한 네이버의 의사와 선택, 그리고 미래에 관한 얘기는 별로 보이지를 않습니다.

네이버가 원래 네이버 자회사였던 라인을 야후와 통합시키고 지분을 소프트뱅크와 딱 5 대 5로 나눈 이유가 있습니다. 라인은 일본에서 네이버쇼핑 같은 이커머스를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죠. 일본 이커머스는 아마존과 일본 토종 브랜드 라쿠텐이 꽉 잡고 있었거든요. 3위가 일본야후였지만 3위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죠. 어쨌든 둘이 힘을 합해야 조금이라도 희망이 보일 것 같아 라인과 일본야후가 손을 잡고 내놓은 결과물이 라인야후입니다. 그래서 일본 이커머스 시장 공략은 어떻게 됐냐고요? 뭐 그저 그렇습니다. 여전히 아마존과 라쿠텐의 아성은 절대적이고 라인야후는 ‘일본 국민 9500만명이 쓰는 메신저’라는 명성에 걸맞게 엄청난 돈을 버는 기업도 아닙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10조원가량에 팔아치우고 그 돈으로 한참 뒤처진 AI에 집중하는 게 나아 보인다. 그게 100만 개미에도 나쁜 일이 아니다”라는 평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그래서 라인야후는 어떻게 될까요?(p.14~15)

[김소연 부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0호 (2024.05.22~2024.05.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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